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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코닥, 정부지원 발표전 주가 급등 "수상해"…美SEC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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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 발표 전날 거래량 폭증·주가 25% 급등

발표 전날 일부 임원들에 대규모 스톡옵션 부여

"지역방송서 관련 보도 후 삭제"…정보유출 의혹 제기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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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 정부 지원을 받아 제약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주식 거래가 발생해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 지원에 대한 발표 전날 거래량이 급증하며 주가가 급등,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SEC가 코닥이 거액의 정부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불법 거래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코닥이 미국 정부로부터 7억6500만달러(한화 약 9137억원)의 대출을 받아 제약회사인 ‘코닥 파마수티컬즈’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는데,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주식 거래량이 급증하고 주가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정부 자금 지원 계획이 발표되기 전날인 27일 코닥 주식은 165만주가 거래됐다. 이는 10거래일 평균보다 14배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WSJ도 “당시 하루 평균 23만1000주 가량 거래되던 코닥 주식은 27일 160만주 넘게 거래됐고 주가도 25%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SEC는 비공개 내부 정보가 불공정하게 이용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코닥이 정부 지원 보도자료를 언론에 사전 배포했고, 코닥 본사가 위치한 한 지역 방송국이 이를 보도하면서 주가가 움직인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기사는 즉시 삭제됐지만 보도 자체만으로도 정보가 미리 새어나간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해당 방송국은 “사전에 약속한 보도시간(엠바고)이 없어 기사를 내게 됐다”고 해명하며 SEC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SEC 조사는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여서 코닥이 관련 정보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수준이다.

또 짐 컨티넨자 코닥 회장은 지난달 30일 “그것(거래량 및 주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 무엇인지는 말할 수 없다. 코닥 직원들도 이 사실을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발표 직전까지도 (정부 지원 사실을) 철저하게 비밀로 유지했다”고 했다.

하지만 발표 하루 전날 코닥 임원들 중 일부에게 돌연 대규모 스톡옵션이 부여돼 의혹을 키우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코닥 지분 5.8%를 보유한 컨티넨자 회장은 175만주의 스톡옵션을 받았다. 이를 최근 주가로 환산하면 1600만달러에 달하는 가치라고 WSJ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코닥은 “컨티넨자 회장의 잠재적 이익은 실현되지 않았다. 그는 주식을 판 적이 없고 앞으로도 팔 뜻이 없다”고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코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그것(코닥의 주가 급등)을 좀 들여다보고 문제가 있다면 빨리 알려주겠다”면서도 “나는 그것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미 의회에서도 관련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제이 클레이턴 SEC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내부자 거래 가능성과 발표 유출 의혹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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