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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코스피 2년만에 2300 돌파…"땡큐 그린뉴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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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머니투데이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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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년만에 2300선을 돌파했다. 지난 3월 장중 저점(1439.43) 대비 약 60% 올랐다. 하지만 모든 투자자가 고수익의 과실을 누렸을 가능성은 낮다. 이른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로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 오른 2311.86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300선을 넘긴 것은 2018년 10월2일(종가기준 2309.57)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도 1.43% 오른 847.28을 기록해 전고점을 경신했다. 코스닥지수는 2018년 6월15일(866.22) 이후 최고치다.

코스피지수가 산출된 약 40년간, 2300선을 넘은 기간은 1년 반도 채 되지 않는다. 코스피지수는 2017년 5월22일에 사상 최초로 2300선을 돌파한 뒤 2018년 10월까지 장세가 이어졌다. 코스피지수의 사상 최고치는 2018년 1월29일에 기록한 2607.1(장중)이다.

이번 증시를 끌어올린 배경은 역시 유동성이다. 지난 3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0조원을 웃돈다. 지난해 말(27조4000억원) 대비 약 두배 늘었다. 2017~2018년 증시 활황 국면 때 예탁금은 23조~30조원에 그쳤다.

저금리 효과, 부동산 규제 등으로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67%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이후 평균은 50%였다.

이날도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4300억원 어치를 순매수 했다. 최근 4거래일 간 매수 금액은 총 1조7000억원이다.

2018년과 비교해보면 증시 주도주는 사뭇 다르다. 2018년 10월 당시 시총 상위에는 반도체, 은행, 철강, 자동차 등 기업들이 포진돼 있다.

반면 현재 시총 10위권은 4개 업종으로 분류할 수 있다. △반도체(삼성전자·SK하이닉스)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2차전지·전기차(LG화학·삼성SDI·현대차) △플랫폼(NAVER·카카오)다.

전통의 반도체 외에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가 주도한다. 특히 LG화학은 최근 4거래일간 26.6%, 삼성SDI는 22%, SK이노베이션은 24.7%가 상승했다.

이날 여당이 국민 참여형 '뉴딜 펀드' 개요를 발표하면서 2차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뉴딜 펀드란 160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 사업 중 민간 조달 방안의 하나로 추진되는 민간 펀드다. 정부는 2025년까지 그린 뉴딜, 디지털 뉴딜 등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기 위해 총 160조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중 국비가 114조원 가량이고 나머지 46조원은 민간에서 조달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내세운 뉴딜 정책 중 증시에 영향이 가장 큰 것은 2차전지 등 배터리"라고 판단했다. 그는 "충전소 설치, 수소의 수급 등은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 줘야 하는 인프라인데 그린뉴딜을 통해 정부의 의지가 확인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러한 일부 종목 쏠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투자자문사 매니저는 "우량 기업에 장기투자하면 성공한다는 속설이 깨지고 있다"며 "산업 구조와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에 대해 정의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BBIG의 주가가 급락하진 않겠지만 또다시 어떤 위기나 변화가 나와서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는 경험을 하게 되면 투자심리가 재차 악화될까봐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도 시장의 불균형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코스피지수는 현재 2300 수준이지만, 언택트·바이오 주들의 밸류에이션을 기준으로 하면 지수대는 5000을 육박할 수도 있고 전통 산업 기업들을 기준으로 하면 1500까지 낮아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19(COVID-19) 이후 세상의 변화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 투영된 것은 맞는데, 기술 낙관주의의 근원이 나스닥이다보니 기업의 적정가치를 논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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