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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고민정 “류호정 분홍원피스, 국회 엄숙주의 깨준 것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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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생각 다르지만… 옷 때문에 비난받아선 안 돼”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뉴시스


분홍색 계열 원피스 차림으로 국회에 등원해 논란이 된 정의당 류호정 의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5일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류 의원의 복장을 두고 “국회의 격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는 류호정 의원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나와 생각이 다른 점들이 꽤나 많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녀가 입은 옷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오히려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국회는 다른 목소리, 다른 모습, 다른 생각들이 허용되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 분홍색 원피스와 운동화 차림으로 등원해 관심을 받았다. 이들 두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국회에 적절하지 않은 차림”이라는 지적과 더불어 “오빠라고 외쳐보라”, “술집 여자 같다” 등 성차별적 글이 올라 논란이 일었다.

류 의원은 5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복장에 대해 “국회의원 연구단체 ‘2020청년다방’ 포럼에 참석할 때 입었던 옷”이라며 단체 공동대표인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과 해당 복장을 본회의에 입고 가기로 청년들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류 의원은 “국회의 권위가 영원히 양복으로 세워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 할 수 있는 복장’을 입고 들어왔다고 생각한다. 너무 천편일률적 복장을 강조하는데 국회 내에서도 이런 관행을 바꾸자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정의당도 류 의원에 대한 성차별적 글들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혜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류 의원을 향한 비난이 성차별적인 편견을 담고 있는 점에서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며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가 아닌 여성 정치인의 외모, 이미지로 평가함으로써 정치인으로서 ‘자격 없음’을 말하려고 하는 행태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정미 대표도 “21세기에 원피스로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 ‘모욕죄’ ‘명예훼손’ 범죄에 노출된 채 살아가야 한다니. 정말 이럴 때 기분이 더럽다고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세계일보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참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003년 유시민 당시 국민개혁정당 의원이 캐주얼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등장한 사례를 들어 “그때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그 드레스코드를 옹호했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그들이 복장 단속을 한다. 옛날 수꼴당 지지자들의 그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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