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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싹쓸이 민폐' 中 먼바다 오징어잡이 자발적 금어기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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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앞바다 3개월 금어기

'어족 자원 씨말린다' 비난에 평판 관리 나선듯

베이징=CBS노컷뉴스 안성용 특파원

노컷뉴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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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오징어 어획량의 70%를 차지하는 중국이 자국 어선에 대해 세계적인 오징어 어장에서 3개월간 오징어 잡이를 금지시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농촌농업부는 자국 원양 어선들을 대상으로 세계 최대의 오징어 어장인 동태평양과 대서양 서남단 일부 구역에 오징어 금어기를 설정했다.

남대서양 서남단 지역은 아르헨티나 앞바다 부근으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오징어 조업이 금지되었다. 동태평양 구역은 에콰도르·갈라파고스제도 부근 어장으로 9월부터 11월까지가 금어기다.

중국 농업부는 조업금지령이 내려진 남대서양에 있던 중국 어선이 태평양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자신들의 영해나 주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가 아닌 원양 어선에 대해 조업금지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자국의 이번 휴어기 설정이 오징어 개체 수 회복을 위한 자율적인 조치로서 지속가능한 어업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자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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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어선이 수백 척씩 몰려다니며 마구잡이로 물고기를 잡아 생태계를 파괴하고 인근 국가들과 분쟁을 야기하며 해당 국가 어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자 중국 정부가 취한 조치로 보인다.

중국의 자발적 금어기 설정은 미국과 갈등이 첨예해지는 상황에서 어업 자원을 싹쓸이 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고 우호적인 국제 여론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정치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을 기준으로 중국은 52만t의 오징어를 잡았는데 이는 세계 전체 오징어 어획량의 70%에 달했다.

오징어뿐만이 아니라 중국 어선들은 세계 어장 곳곳에서 맹렬하게 조업하면서 다른 여러 나라의 주권 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지난달 말 갈라파고스 인근 해상에서 약 260척의 대규모 중국 어선단이 포착되자 중국 정부에 강하게 항의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주 성명에서 중국의 어선들이 각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생태 환경을 파괴한다고 비난했다.

아르헨티나도 자신들 앞바다에서 불법 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들을 쫓아내느라 정신이 없는데, 중국 어선 한 척이 2016년에 아르헨티나 경비대에 의해 침몰당한 적도 있다. 올 초에도 실탄 사격으로 중국 어선을 자신들의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몰아냈다.

중국 어선의 싹쓸이 조업으로 한국과 북한, 일본도 피해를 보고 있다. 국제 어로단체 등에 따르면 중국의 선단이 북한 해역에서 오징어 잡이에 나서면서 경쟁력에서 밀리는 북한 어선들이 사라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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