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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日, 中 견제 위한 '파이브 아이즈' 참여 호시탐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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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전 英총리 "日 포함시켜야"
인태 지역서 중국 정보 수집 확대
日 기밀보호 미비 등 과제도 산적
한국일보

2018년 4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장관(현 방위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해 청와대에 들어서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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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본의 '파이브 아이즈'(영미권 기밀정보 동맹) 참여 주장이 영국에서 나왔다. 안보동맹인 미국은 물론 영국ㆍ호주와도 준동맹 관계인 일본이 참여할 경우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가 보다 원활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본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5일 일본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파이브 아이즈와 일본은 중국 문제에 있어 공통의 이해로 연결돼 있어 충분한 논거가 있다"면서 "우리는 일본의 참여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권위주의 체제로 규정한 그는 민주주의 체제를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즈와 일본 간 협력을 강조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방위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파이브 아이즈는 일본과 기본적인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들로서 향후 긴밀하게 의사소통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영국 가디언이 "파이브 아이즈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서다.

고노 장관은 앞서 지난달 21일 톰 투겐하트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과의 영상통화에서 파이브 아이즈에 일본을 포함하는 '식스 아이즈'로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영국 보수당의 '중국 연구 모임' 회장인 투겐하트 위원장은 당시 "일본은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며 "보다 긴밀히 협력할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1월에도 파이브 아이즈를 축으로 정보 공유의 틀을 확대하는 구상이 보도된 바 있다. 당시 교도통신은 대북 정보수집과 관련해 기존 5개국(미국ㆍ영국ㆍ캐나다ㆍ호주ㆍ뉴질랜드)에 더해 한국ㆍ일본ㆍ프랑스가 참여하는 '파이브 아이즈 확대판' 발족 소식을 전했다. 또 중국 등의 사이버 공격 대응을 위해 일본ㆍ프랑스ㆍ독일이 참여한 회의가 수 차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파이브 아이즈 참여 가능성을 두고 군불을 때고 있지만, 역사ㆍ문화적 공통점을 가진 기존 5개국과 달리 일본은 기밀 공유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일본은 2014년 특정비밀보호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스파이 행위 단속 법안이 정비돼 있지 않아 불안감이 여전하다고 산케이는 지적했다. 일본은 중국 견제를 위해 파이브 아이즈에 프랑스와 독일도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프랑스와 독일을 '옛 동맹국'이라고 의문시하는 시각도 걸림돌이다.

파이브 아이즈는 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영국이 공산권에 대응하기 위해 맺은 기밀정보공유협정(UKUSA)에서 시작됐다. 이후 5개국으로 확대됐고 위성통신 감청망 '에셜론'을 사용해 전 세계에서 얻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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