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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95분짜리 '홈쇼핑' 같았던 첫 온라인 갤럭시 언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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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삼성 갤럭시 언팩 2020'에 온라인으로 참여한 갤럭시 팬들 모습. 삼성전자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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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사상 첫 온라인을 통해 진행한 ‘삼성 갤럭시 언팩 2020’은 잘 꾸며 놓은 95분짜리 ‘홈쇼핑’을 보는 듯 했다. 사전 녹화된 영상이 많다 보니 완성도는 높았지만, 기존 오프라인 언팩에 비해 다소 인공적이고 긴장감이 떨어져 보였다. 언팩을 앞두고 신제품 상세 사양 등이 과도하게 노출된 여파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5일 오후 11시(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 삼성전자 뉴스룸과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언팩 중계를 진행했다. 그 동안 삼성전자는 매년 언팩 행사를 상반기, 하반기 두 번에 걸쳐 미국에서 열어왔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하반기 언팩을 온라인으로 열었다. 삼성전자가 온라인만으로 모바일 신제품을 선보인 것은 지난 2009년 첫 언팩 행사가 열린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페데리코 카살레뇨 삼성전자 북미 디자인혁신센터(SDIC) 센터장(전무)이 진행한 이날 행사는 한국에서 전 세계로 생중계 됐다. 이날 언팩은 시작 전부터 관심이 뜨거웠다. 유튜브 플랫폼의 경우 시작 전부터 25만 명 이상의 대기자가 몰렸으며, 시작 이후 시청자는 45만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보니, 약 300명의 글로벌 갤럭시 팬들을 화면에 비춰 신제품에 대한 반응을 전했다. 이들은 중계 화면 뒤 작은 화면에 각자의 얼굴을 띄우고, 박수 치며 환호하는 방식으로 언팩 행사에 참여했다. 오프라인 행사에서 신제품 및 신기능이 공개될 때마다 뜨겁게 호응하던 수천명의 관람객들을 이들 갤럭시팬 300명이 대신한 셈이다.

당초 예정보다 6분 가량 늦은 오후 11시6분부터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과 태블릿 ‘갤럭시 탭 S7’,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라이브’,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3’,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2’ 순으로 신제품 5총사를 공개했다.

언팩은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소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신제품들의 설명을 맡은 메리 리 글로벌 모바일 제품 마케팅 담당자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는 최대 120Hz 주사율의 디스플레이와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초광대역통신(UWB) 기술을 활용한 파일 공유 등 강력한 성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프로게이머 미스(Myth)는 블루투스로 엑스박스 게임 컨트롤러를 갤럭시 노트20와 연결해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라이브'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 좀처럼 언팩에서 보여주지 않던 타사 제품과의 성능 비교 장면도 공개했다.

행사의 마지막은 갤럭시Z폴드2가 장식했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는 사전 촬영된 1분 가량의 영상을 통해 “펼치면 크게 사용할 수 있고 접으면 휴대하기 간편하다”며 “갤럭시Z폴드2는 혁신”이라고 극찬했다.

이날 언팩은 집중력이 흩어지기 쉬운 온라인 행사의 특성을 감안해 비교적 빠르게 화면이 전환됐다. 각 제품별로 무대에 선 진행자와 개발자, 유명인사 등이 출연하는 영상은 짧은 호흡으로 배턴을 주고 받으며 기기의 특징과 강점 등을 자연스럽게 설명했다.

그럼에도 기존 오프라인 언팩 때 관중석을 비춰 생생한 반응을 보여줬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인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신제품들의 영상과 정보가 언팩 행사 전부터 곳곳에서 사전 유출돼 기대감과 긴장검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언팩 한 달 전부터 스펙과 디자인 뿐만아니라 영상까지 유출되다보니 신제품 공개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져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다"며 "영상으로 비춰주는 갤럭시 팬들의 박수와 환호성도 오히려 거슬렸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행사 특성상 한국어 자막을 지원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못했다는 점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컸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 말미에 이례적으로 카살레뇨 센터장과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의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이날 행사는 1시간35분 만에 종료됐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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