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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 "폭탄 공격"이라는데 에스퍼 "사고였다 믿어"…또 트럼프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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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장관 레바논 폭발 "사고였다고 믿어"

전날 트럼프는 "끔찍한 공격…폭탄 같은 것"

하루 뒤 "공격인지 아무도 말 못해" 말 바꿔

중앙일보

4일 백악관에서 열린 찰스 브라운 공군참모총장 취임식에 참석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레바논 베이루트 대규모 폭발에 대해 에스퍼 장관은 "사고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공격"이라고 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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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5일(현지시간) 전날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대규모 폭발이 '테러 공격'이 아니라 '사고'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군 장군들의 판단이라며 폭발 참사를 "끔찍한 공격"이라고 평가하고 폭탄 테러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방 수장이 하루 만에 대통령과 배치되는 발언을 한 셈이다.

에스퍼 장관 발언이 나온지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폭발이 공격인지 아무도 말 못한다"면서 한 발 물러섰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원격으로 진행된 애스펀 안보포럼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대부분은 보도된 바와 같이 그것이 사고였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에 대해 더 이상 보고할 것이 없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계속해서 정보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지를 두긴 했지만, 폭발 원인과 관련해 국방 수장이 대통령과 반대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에 대해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CNN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정보기관으로부터 보고 받은 대로 미국인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초기 보고 내용이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도 성명에서 이번 참사를 "끔찍한 폭발"이라고만 언급하고 '공격'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레바논 정부가 폭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익명을 요청한 국방부 관리는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한 관리는 "만약 누군가 이 정도 규모로 공격을 감행했다는 징후가 있었다면 이 지역에 있는 미군과 군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무력 증강이 자동으로 이뤄졌을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그런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레바논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발언이 나온 뒤 미 외교 당국에 이 시점에서 공격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미 국무부 관리를 인용해 CNN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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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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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고 직후 열린 백악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에서 '사고가 아니라 공격이라고 확신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군 관계자들한테 들은 바에 따르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우리 위대한 장군들과 만났는데, 그들은 이게 제조 관련 폭발은 아닌 것 같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들인데, 이것이 공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무슨 폭탄 같은 거였다"고 말했다.

전날 베이루트 항구의 한 창고에 보관된 질산암모늄이 폭발하면서 최소 135명이 숨지고, 5000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정부를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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