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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류호정이 본회의에 '분홍 원피스' 입고 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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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의원들 나서 배경 밝혀…"국회 청년 연구단체 약속"
복장 논란에 유정주 "쉰내 난다", 해당 단체 "관용 필요"
한국일보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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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 분홍색 원피스 차림으로 등원하면서 복장 논란이 인 것과 관련해 동료 의원들이 나서 그 배경을 밝혔다. 청년 국회의원 모임에서 한 이벤트성 약속을 지킨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7년 전, 그 쉰내 나던 논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국회의원 연구단체 '2040청년다방'은 3일 창립행사를 가졌고, 유 의원과 저는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며 "'여의도식 청년 구분법'으로 제일 나이가 많은 저와 가장 나이가 적은 류 의원이 상징적으로 대표의원을 맡은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당일 인사말과 그전 행사 준비 중에 가벼운 이벤트로 '오늘 복장으로 내일 본회의에 참석하기'를 준비했다"며 "그날 류 의원은 원피스를 입었고, 저는 청바지를 입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저만 약속을 못 지킨 꼴이 됐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17년 전 유시민 전 의원의 국회 등원 장면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소위 '빽바지' 사건"이라며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같은 논란이 일어나고 그때보다 더 과격한 공격에 생각이 많아진다"고 복잡한 심경을 나타났다.

이어 "'2040청년다방'의 '2040'에는 20년 후인 2040년까지 내다보고 청년과 함께 방법을 찾자는 의미도 담겨있다"며 "지금 논란을 보자니 2040년에도 비슷한 논쟁이 반복될지도 모르겠다는 '합리적 우려'가 된다. '20년 전엔 원피스 사건이 있었어'라고. '아, 쉰내 나'"라고 덧붙였다.

'2040청년다방' 의원들 "작은 약속도 확실히 지키는 모습, 가장 어리지만 어른스러워"

한국일보

류호정(왼쪽) 정의당 의원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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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40청년다방' 연구모임 또한 자체적으로 입장을 내 "'2040청년다방'은 20~40세대 국회의원이 주축이 돼 일하는 국회, 젊은 국회, 그리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회를 취지로 결성된 연구모임"이라며 "창립행사인만큼 국회의원이 아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한 청년의 모습으로 참석하자고 약속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인사말 중 나온 '오늘 복장으로 내일 본회의에 참석합시다' 제안은 현장에서 많은 공감을 받았다"며 "서로가 동의하는 분위기에서 약속이 됐고, 류 의원은 당시 참석한 청년들과의 약속을 당당히 지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청년다방 연구모임 일동은 본회의장 원피스 논란으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류 의원을 오히려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며 "작은 약속도 확실히 지키는 모습, 그리고 국민과 눈높이에 한참 떨어진 국회를 국민과 가까이 만들기 위한 도전의 모습은 가장 어린 나이라는 이유로 '2040청년다방' 연구단체의 공동대표를 맡게 됐지만 가장 어른의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는 너무나 복잡하고 다원화된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고, 가장 국민을 닮아야 하는 국회는 21대 국회에서 더욱 다양한 색깔을 갖게 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며 "다양함이 공존하기에 생각의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관용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류 의원이 4일 본회의에 입고나온 원피스와 관련해 온라인상에서는 TPO(시간·장소·상황)에 맞지 않다는 지적부터 성적비하 댓글까지 쏟아졌다. 반면 이 같은 반응을 시대착오적이라며 비판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은 논평을 내 "우리 당 류 의원을 향한 비난이 성차별적 편견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으며, 류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국회의 권위가 영원히 양복으로 세워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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