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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지지율 하락에 민주당 술렁…"송구하다, 지도부도 고민 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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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리자"부터 "일희일비 말자"까지 당내 의견 분분

부동산대책 발표 다음날인 5일에는 통합당 지지율이 민주당 앞서

뉴스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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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김민성 기자,김진 기자 = 부동산 민심 악화가 정당 지지율 급변으로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독주 비판 등과 관련 "송구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등 특정 분야에 대해선 야당이 협조를 구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이기에, 불가피하게 협조를 구하고 가지 못했다고 국민께 잘 설명드렸어야 했다"며 "이 부분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허 대변인은 당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어려운 질문"이라고 답한 뒤 "지도부의 고민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 두면 더 큰 혼란과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금 더 (부동산 입법에) 속도를 내게 하는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허 대변인은 또한 "세입자들의 이해관계가 실질적으로 다 다르다"며 "민주당 당원에서조차 다주택을 가지신 분들은 굉장히 불편해하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정당 지지도 격차는 0.8%포인트(p)까지 좁혀졌다. 여당 주도의 부동산 입법이 완료되고, 정부의 8·4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5일 일간 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도가 34.3%로 통합당(36.0%)보다 낮은 '데드 크로스' 현상을 보였다.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부터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및 성추행 혐의,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혼란, 여당의 입법독주 비판 등 연이은 악재에 대한 민심 이반이 차곡차곡 쌓여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3~5일 전국 유권자 1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8월 1주차 여론조사 주간집계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5.6%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2.7%p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통합당은 3.1%p 상승하며 창당 이래 최고치인 34.8%를 기록했다. 양당 지지율 격차는 0.8%p로, 통합당 창당 이후 최소 격차다. 이전 최소 격차는 4월 3주차 당시 4.3%p였다.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서울 지역 지지율은 2주 연속 통합당이 민주당을 앞섰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꼽히는 여성과 30·40대도 점점 돌아서는 추세를 보이는 것도 당청에 뼈아픈 대목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까지 함께 빠지며 당청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자, 민주당은 이날 내내 술렁였다. 입법 독주 비판에 대한 자성론이 나오는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 개혁과제에 대한 속도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강경론도 감지된다. 지도부 차원의 공식 언급은 아직 없지만, 개별 의원들은 저마다 우려를 내비쳤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입법독주이니 의회독재이니 미래통합당이 그렇게 프레임을 잡으니 지지율에 반영된 것 같다"며 "지도부 입장에선 지지율 하락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산적한 국정과제와 부동산 문제, 개혁과제들을 두고 속도를 늦추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내서도 이미 시작한 입법과 개혁과제들을 밀고 가야 한다는 강경파와 욕 먹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속도조절을 하자는 온건파간 온도차가 있다"면서 "욕먹는 걸 좋아할 지도부가 누가 있겠느냐. 우리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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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미래통합당 정책위의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9회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 후 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3차 추경안을 처리하는 이번 본회의에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2020.7.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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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의원들은 부동산 정책과 고 박원순 시장 성추행 혐의, 당내 인사들의 부적절한 설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하면서 "우리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자성론에 무게를 뒀다.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부동산 대책이나 우리 당 의원들의 정제되지 못한 발언 등이 종합적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준 것"이라며 "국정운영의 책임이 있는 여당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도 정책이지만 국회 운영 과정에서 여당이 오만한 게 아니냐는 여론이 복합적이다"며 "통합당이 20대 때처럼 장외투쟁하거나 사고를 치거나 하지 않고 있으니, 지지율이 빠진 것은 우리가 헛발질했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부동산 정책 등 주요 정책 결정과정에서 당내 의견수렴이 부족하고, 특히 당의 쇄신 역할을 해야 할 초선들의 미약한 존재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 지역 한 초선의원은 뉴스1과 만나 "총선이 끝난 지 6개월도 안됐는데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어 안타깝다"며 "부동산이나 젠더 이슈 등 우리가 맞을 수밖에 없는 이슈에서 얻어맞고 있으니 당분간은 지지율 회복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내서도 반성하고 분위기를 다잡자는 목소리가 나오긴 하지만, 지금까지 정책 의총이 단 한번도 없을 정도로 법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초선 의원들이 의총에서 자유발언을 한다고 해도 지도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초선들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자중하는 것 같다"고 무력감을 토로했다.

반면 지지율 하락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오히려 속도감 있게 개혁과제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원내대표단 한 의원은 "부동산 정책 효과들이 나타나면 지지율이 다시 좋아질 것으로 보기때문에 일희일비 하면 안된다"며 "정책과 입법효과가 나타나려면 몇달이 걸리니까, 추가 대책들로 보완해가면서 집값 안정을 만들면 된다"고 했다. 또한 "오히려 대야 협상 등에 있어 더 속도감 있게 해야한다"며 "집권여당은 책임을 져야 하지만, 야당은 느긋하니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고 거기에 말려들면 안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권역별 림가중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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