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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여기두면 위험"…베이루트, 수차례 경고 6년간 묵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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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대형 폭발을 일으킨 질산암모늄 2750t은 러시아 회사가 소유한 선박에서 내려져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조치 없이 창고에 있는 상황을 경고하던 세관당국의 목소리는 묵살됐다.

6일 알자지라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2013년 러시아 회사 소유인 몰도바 국적 화물선 로서스호가 질산암모늄을 싣고 베이루트항으로 들어왔다. 조지아를 출발해 모잠비크로 가던 이 배는 선박 수리를 위해 기항했지만 선사가 분쟁을 겪으면서 베이루트항에 발이 묶였다. 결국 선주는 배를 포기했고, 압류된 질산암모늄은 2015년 12번 창고에 보관됐다. 세관당국은 2014년 6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최소 다섯 차례에 걸쳐 질산암모늄을 계속 창고에 두면 위험하기 때문에 처리를 해야 한다며 법원에 결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요청을 묵살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레바논 정부는 관리 부실 책임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마날 압달 사마드 레바논 공보장관은 "군 지도부에 질산암모늄 저장과 관련된 업무를 한 베이루트 항구 직원을 모두 가택 연금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레바논 최고국방위원회는 폭발 참사를 조사한 뒤 5일 안에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레바논 방송 LBCI는 최고국방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을 인용해 근로자들이 문을 용접하는 과정에서 불이 붙었다고 전했다. 레바논 보건장관은 이번 폭발로 적어도 135명이 사망하고 약 5000명이 부상했으며 수십 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마완 아부드 베이루트 주지사는 알하다스 TV와 인터뷰하면서 폭발에 따른 직간접적 피해 규모가 최대 150억달러(약 17조82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대폭발 참사를 '끔찍한 공격'이라고 했던 입장을 하루 만에 번복하고 "아무도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브리핑에서 폭발 원인에 대해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며 "내 말은 어떤 사람은 그것이 공격이었다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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