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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초선은 일당백 싸우는데… "통합당 지도부는 뭐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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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독주에 무기력, 당내서도 비판
'5분 연설' 반향 일으킨 윤희숙
부동산 이어 교육정책 쓴소리
"용되고 싶은 가재에 길 터줘야"


파이낸셜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6일 위원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7월 임시국회 종료 뒤 성적표를 놓고 미래통합당 지도부 리더십이 연일 도마에 오르는 가운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비대위원들과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들의 한마디가 연일 정국의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5분 연설'로 전국민적 관심을 이끈 윤희숙 의원과 '1948년 건국론'을 꺼내든 정경희 의원 등 정치 초년생들이 잇달아 주목을 받으면서, 6일 당내에서는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원내 온건 투쟁'에 주력할 방침이지만 부동산 표결 불참 등을 놓고 "지도부가 존재감 없이 무기력증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서다.

존재감 커지는 '초선의 입'


정경희 의원(비례대표)은 전날인 5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주최해 1919년 수립된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1948년 건국론을 제기했다. 뉴라이트 계열 역사학자로, 박근혜 정부 시절 국사편찬위원을 지낸 정 의원은 "좌익 세력은 1948년의 대한민국은 나라가 아니고 북쪽이 세운 나라만이 나라라고 우기고 있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않았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략적으로 들고 나온 것이 1919년 건국설"이라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희경 전 초선의원(20대 비례대표)도 "1948년 8월 15일 건국에 대한 집요한 부정이 있다. 기저에는 민족과 국가의 개념 차이에 대해 몰이해가 있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새 정강정책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명시하며 역사 논쟁을 종식하려는 김종인 비대위의 행보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어서 당이 8·15 광복절을 앞두고 발칵 뒤집어지고 있다. 이들 발언으로 김종인 위원장이 외연 확장을 위해 추구하는 '중도지향성'은 내부 교통정리가 늦어질 경우 다시 도마에 오르게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토론회 내용을 아직 자세히 알지 못해 이 자리에서 바로 답변하기 어렵다. 더 파악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는 내용의 5분 연설로 단숨에 '스타 초선의원'이 된 윤희숙 의원(서울 서초갑)도 이날 부동산 정책에 이어 교육 정책에도 쓴소리를 해 재차 주목을 받았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교육의 역할은 '용이 되고 싶은 가재들에게 길을 터주는 것'"이라며 부동산뿐 아니라 교육에서도 계층 사다리가 끊어졌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최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과 통합당 의원들과의 'SNS 설전'에서도 초선들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누가 누구더러 독재라고 눈을 부라리느냐"고 지적한 김 전 의원에 배현진·조수진·김웅·허은아 의원은 제각각 메시지를 내며 반박했다.

'온화한 리더십?'…한계 지적도


통합당이 최근 '윤희숙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은 사실이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여당에 대한 강경 투쟁이 부족하고 지도부가 초선 의원 한명의 활약에도 못 미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메시지를 통한 호소도 중요하지만, 숫자로 밀어붙이는 여당에겐 우리 소리가 튕겨 나오기 일쑤"라며 "의원들이 투쟁력을 더 기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7월 임시국회에서 진행된 본회의에서 부동산 관련 법안과 공수처 후속 법의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당내에서 분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이끌려가 무기력함이 더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희경 전 의원도 전날 '1948년 건국론' 토론회에서 "(여권이) 소위 윽박지르며 눈 부라리는 데 대해 과감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 용기가 부족하거나, 피로감 같은 걸 불행히도 반대쪽에서 느끼고 있는 게 아닌가 안타까움이 든다"라며 강하게 투쟁하지 못하는 당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같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지도부의 민주적인 당 운영 덕분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신중한 언행으로 일관하는 지도부 리더십이 당분간은 심판대에 꾸준히 오를 전망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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