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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아베, 중의원 해산·총선 카드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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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경기악화에 막혀
헌법개정 의지는 재차 표명


파이낸셜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태평양 전쟁 당시 히로시마 원폭 투하 날인 6일 히로시마 평화 기념공원에서 열린 희생자 위령식에 참석해 묵념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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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조은효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레임덕 타개를 위한 승부수로 지목되는 중의원 조기 해산과 총선거 실시에 대해 한 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경기악화, 지지율 하락 등으로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베 총리는 중의원 해산 문제와 관련 "민의를 물어야 할 필요가 있으면 주저없이 해산해야겠지만 지금은 (가장 중시하는 것이)코로나 대책이다"라고 밝혔다고 6일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이런 발언은 7일 발매되는 요미우리 계열 월간지 중앙공론(9월호)과의 인터뷰에서 나온 것으로 일부가 이날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내각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려워진 점을 들며, 고용유지와 경기회복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헌법 개정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월 TV아사히가 운영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자민당 총재 임기가 1년 3개월 남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임기 중 (헌법 개정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까지 가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 재확산과 경기악화라는 시급한 현안을 앞에 두고도 개헌 의지를 새삼 강조하고 있는 것은 핵심 지지기반인 보수 우파 결집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해선 "2024년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2년 연기는 할 수 없다"며 재연기는 곤란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도쿄올림픽은 당초 올해 7월 개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확산으로 내년 7월로 1년 연기됐다. 내년 올림픽 개최 전까지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보급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다시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9월로 예상되는 자민당 간부 인사와 관련,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향해 "풍부한 경험치로부터 능숙한 정치기술을 가진 분"이라고 평가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아베 총리 3연임의 공신이자 최장수 간사장으로 '킹메이커'로 입지를 굳혀왔다. 그러나 최근 아베 총리가 간사장직을 '포스트 아베' 중 한 명인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전 외무상)으로 교체하려 하면서 니카이 간사장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간사장 교체는 9월 당 간부 인사에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차기 총리감에 대해 자신이 총리 복귀에 열정을 가졌던 것을 언급하며 "국민들도 다음 총리직을 맡을 분들에 대한 열정을 보고 있을 것"이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아베 총리는 제1차 집권 말기인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총리가 된 지 1년 만에 퇴진했다가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 역대 최장수 총리(현재까지 7년 8개월간)로서 직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아베 총리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75주년을 맞은 이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기원식에 참석했다.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비핵 3원칙을 견지하면서 입장이 다른 나라들의 중개역할을 하고, 각국의 대화나 행동을 끈질기게 촉구해서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향한 국제사회의 대응을 리드하겠다"고 강조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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