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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 순식간에 13㎞ 휩쓸려갔다…의암댐 생존자 첫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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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한 A씨 민간레저업체 관계자가 구조해

A씨 현재 강원대병원서 폐 부위 등 검사 중

“가까스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된 오빠가 ‘괜찮아 괜찮아’라고 말했어요.”

6일 강원도 춘천 의암댐에서 인공 수초섬 고정작업을 하던 중 배가 뒤집혀 실종됐다가 구조된 A씨(68)의 가족이 전한 말이다. A씨는 이날 오전 집중호우로 떠내려가는 수초섬을 고정하는 작업에 나섰다가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를 당했다. 의암호 수질정화를 위해 설치해놓은 수초섬이 댐 방류 과정에서 하류로 떠내려가자 이를 강변으로 밀어붙여 포박해두려던 작업 현장이었다.

당시 작업엔 행정선(환경감시선)과 고무보트, 경찰정이 투입됐는데 철수하는 과정에서 의암댐에서 500m 상부 지점에 설치된 와이어에 걸려 선박 3대가 동시에 전복됐다.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났다고 한다. 침몰된 선박 3척에는 모두 8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1명은 가까스로 탈출했고, A씨 등 7명은 폭 13m의 의암댐 수문을 통해 하류로 휩쓸려 내려갔다. 이 과정에서 실종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강물에 휩쓸려가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이 지역 한 주민이 “악”하는 비명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한 사람이 빨간색 부유물을 잡고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떠내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한다. 주민이 신고를 한 잠깐 사이에 실종자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A씨는 사고지점으로부터 13㎞가량 떨어진 곳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A씨가 떠내려가는 것을 발견한 민간 레저업체 관계자가 보트를 이용해 A씨를 구조했다. 구조 당시 A씨는 탈진 상태였고, 구명조끼와 우비를 착용하고 있었다.

중앙일보

6일 오전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뒤집힌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급류를 타고 수문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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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구조된 A씨는 곧바로 춘천에 있는 강원대병원으로 옮겨졌고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A씨의 가족은 취재팀과 만나 “오빠가 병원에 와서도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고 했다. 정신력으로 버틴 것 같다”며 “폐에 물이 들어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처음에는 ‘괜찮아 괜찮아’라고 했는데 조금 지나고 나서는 잠을 못 잘 정도로 불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종자 가운데 B씨(68)는 사고 현장에서 20㎞가량 하류 지점인 남이섬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나머지 실종자 5명을 찾기 위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춘천=박진호·박현주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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