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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마필관리사 '극단선택' 보름새 2명…유서엔 "또 다쳤다, 이 일 계속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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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경마가 넉달만인 지난달 21일 재개됐다. 과천 서울경마장에서 경주마들이 경기를 마치고 마방으로 돌아가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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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서울경마장)에서 일하는 마필관리사 2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6일 오전 6시 10분쯤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 내 직원 숙소에서 마필관리사 A씨(44)가 숨진 채 발견됐다. 마필관리사 경력 23년차인 베테랑이다. 타살 혐의점은 없었으며, 유서도 나오지 않았다.

최초 발견자인 동료는 A씨가 출근하지 않자, 직원 숙소를 찾았다가 침대에 엎드려 숨져있는 A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동료들은 "그가 최근 낙마로 인한 부상으로 통원치료를 받아왔으며, 업무가 과중했다"고 과로사를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이날 부검 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앞서 지난달 21일에도 극단선택을 한 다른 마필관리사 B씨(33)씨가 그의 아내에게 발견됐다. B씨는 이미 지난 5월 "한국 경마는 우리가 있어서 발전했는데 모든 것은 마사회 몫이다" "매년 다치니 왜 내가 이걸 해야 하나"는 등의 유서를 남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한국마사회 적폐청산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와 공공운수노조 등 관계자들이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앞에서 한국마사회에 대한 제대로 된 감사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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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관계자는 "건설현장과 교통 관련 업무 등을 제외하면 마필관리사의 산재율이 가장 높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이들의 사망이 산업재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동료들로부터 숨진 마필관리사들이 과중한 업무와 잦은 부상으로 고통을 호소했다는 진술을 받았고, A씨와 B씨의 사인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11월엔 고(故) 문중원 기수가 한국마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며 극단 선택을 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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