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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정총리, 황당한 의암댐 사고에 격앙 "부끄러워 낯을 못들겠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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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내려가는 수초섬 고정하려다 선박 전복…1명 사망·5명 실종

실종자 가족, 더딘 수색에 분노 "총리 가족이라도 이렇게 하나"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는 6일 춘천 의암댐 선박 사고 현장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다(정세균 국무총리 페이스북).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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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춘천 의암댐 선박 사고 현장을 방문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도 여러 번 주의를 환기해달라는 말씀을 했는데 정말 국민들께 부끄러워 낯을 못 들겠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 없게 단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침몰 사고 현장에서 정문호 소방청장에게 현장 상황을 보고받으면서 "이런 사고가 났으니 국민들에게 뭐라고 할 수 있겠나. 참 안타깝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평소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는 정 총리지만, 사실상 '인재'인 이번 사고에 대해서는 격앙된 모습으로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배 3척(경찰정 2명, 행정선 4명, 구명정 2명)이 떠내려가는 수초섬을 쫓아가 고정작업을 하려는 중 의암댐 300m 앞에 있던 안전선(와이어)에 배가 걸려 전복됐다.

8명 중 7명이 실종됐고, 남이섬에서 구조된 1명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춘성대교 인근에서 구조된 1명은 몸상태가 괜찮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소방청장은 "행정선은 쓰레기 청소 등 여러 가지를 하는데 기간제 근로자들이 한다. 작은 선박인데 너무 많이 탄 듯하다"고 보고했다.

이에 정 총리는 격앙된 어투로 "주의를 많이 환기한 거 같은데 이런 사고가 났으니 국민들에게 뭐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전국적으로 유사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철저하게 대비하고, 필요하면 교육시키고 미리 소통하라"고 지시했다.

또 "정말 국민들이 얼마나 실망하고 통탄하겠나.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럽다. 잘 좀 하라"면서 "소방공무원이나 경찰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 공무원이 수시로 이런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단단히 대비책을 갖춰야 한다"고 질책했다.

정 총리는 사고 경위에 대해 설명을 듣고 "위험한 상황이다. 물살도 빨랐을 텐데 그땐 (수초섬이) 떠내려가게 둬야지. 판단을 현장에서 잘못한 것 아닌가"라며 화난 기색을 보였다.

이후 정 총리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사고 지점을 살폈다. 그는 "(수초섬이) 내려 가면 그만이지 그걸 왜. 너무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뭐라고 얘기할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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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강원 춘천시 의암댐에서 경찰선과 행정선, 고무보트 등 3척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행한 가운데 떠내려온 수초섬이 의암댐 인근 신연교에 걸려 있다. 인공 수초섬 고정 작업 중 배가 전복돼 발생한 이 사고로 경찰과 춘천시청 공무원 등 모두 7명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1명은 구조됐고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나머지 5명에 대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0.8.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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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는 실종자 가족도 만나 의견을 듣고 위로했다. 실종자 가족은 "유실되는 구조물을 (고정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는 얘기인가? 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말씀하신 것과 똑같은 생각"이라며 "일단 실종자를 찾는 것이 가장 우선이고 사후 자초지종을 제대로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실종자 가족은 더딘 수색을 비판하면서 "시신을 찾아야 하는데 더 멀리가면 못 찾는다. 녹을 먹는다는 분이 부끄럽지 않나. 저도 공직에 있지만 부끄러운 나라"라며 "여기서 육안으로 찾아보는 게 눈 가리고 아웅이지. 총리님 가족이 실종됐으면 이렇게 하실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정 총리는 "소방청장, 경찰청장에게 실종자 찾는 데 최선을 다하라고 얘기했다"며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인명 피해가 나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실종자 가족은 "그런데 야간 작업도 안 하실 생각인가"라며 "그냥 철수하실 건가, 지시하실 건가. 불을 켜고 할 수 있는 건 해달라"고 야간 수색을 요구했다.

정 총리는 "제가 전문가가 아니니까 가족들 아픔을 함께 할 수 있는 조치가 이뤄지도록 지시하겠다"고 말했으나, 실종자 가족은 "여기까지 오셨는데 정치적 발언만 하실 것으로 생각 안 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 이런 말씀은 할 수 있지 않나"라고 확답을 원했다.

이에 정 총리는 "적절하게 하겠다. 한마디 말이 천금 같아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해를 하시라"고 했다.

실종자 가족이 물러나지 않고 "'말 한마디 천금'이 이럴 때 쓰라고 하는 말씀인가"라며 "영혼 있게 답변을 해주셔야지. 끝까지 구조 대책 만들어서 시행하겠다 말 못 하나"라고 하자, 정 총리는 "그건 기본이고 당연한 말씀이다. 최선의 노력을 다 할 테니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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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는 6일 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사고 현장을 방문해 점검했다(정세균 총리 페이스북).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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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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