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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신라젠 상장 폐지 여부 결론 못내려…소액주주 주식거래 재개 요구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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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주주총회 개최 후 심의 속개

세계일보

6일 오후 바이오 기업 신라젠의 소액주주들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식의 거래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한국거래소는 6일 신라젠의 상장 폐지 관련 심의를 열었으나 마치지 못한 채 내달 7일 이후 재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약 17만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주식 매매거래 재개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이날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한 결과 신라젠의 상장 폐지 여부와 관련 심의를 속개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특별한 이벤트 같은 게 있어서 그때 상황을 보고 의사 결정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보통 심의를 속개한다”며 “신라젠은 경영 투명성 등에 문제가 있는데, 향후 예정된 주주총회 안건에 경영진을 바꾸겠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내용을 평가해 주총 후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날 심의 중에는 새롭게 구성된 경영진으로부터 경영개선 계획서를 받아보자는 의견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앞서 신라젠은 오는 9월7일 임시 주총을 열고 정관 일부 개정과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지난달 말 공시한 바 있다. 주총을 통해 주상은 전무와 이권희 상무를 사내 이사로 선임하고, 이후 이사회에서 이들을 공동 대표이사로 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신라젠은 지난달 제출한 경영개선 계획서에도 신규 경영진 구성 등과 관련한 내용을 포함했다. 이후 사내 이사인 양경미 부사장 등 경영진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경영 정상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앞서 바이오 기업인 신라젠은 2016년 기술 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듬해 하반기부터 간암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한 ‘펙사벡’의 임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한때 15만원을 넘을 정도로 치솟았고 그 결과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미국에서 펙사벡의 임상 3상 중단 권고를 받으면서 주기와 기업 가치 모두 급락했다. 이런 가운데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자 거래소는 지난 5월 4일부터 신라젠의 주식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했다. 이후 6월19일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신라젠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는 모두 16만8778명으로, 이들은 그간 거래정지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호소해왔다. 신라젠 행동주의저주모임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있는 거래소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거래 재개를 승인해달라”며 ”신라젠의 거래정지 사유는 코스닥 시장 상장 전 일어나 전 경영진의 혐의”라고 주장했다.

신라젠 전직 임원들은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을 미리 알고 공시 전 주식을 매도한 혐의와 더불어 서류상회사(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로 1918억원 규모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검찰은 이용학 전 대표와 곽병학 전 감사를 자본시장법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배임) 위반으로 구속했고, 문 전 대표도 구속기소 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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