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실손보험을 2개나? 개인이 든 건 중지할 수 있어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보험료 두 배 중복가입 140만명

일시 중지제도 잘 몰라 이용률 1%

보험 되살릴 때 조건 나빠질 수도

50대 이상 가입 곤란, 해지 신중히

갑작스러운 사고·질병으로 병원을 찾으면 검사비에, 치료비까지 예정에 없던 지출이 생긴다. 이럴 때 실손보험이 있으면 든든하다.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 3800만명. 제2의 건강보험이라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회사에서 단체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늘면서 중복 가입자도 적지 않다.

중앙일보

실손의료보험 중복가입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좋다고 실손의료보험을 두 개씩 가입할 필요는 적다. 소비자가 실제 부담한 의료비만을 보상하는 보험이기 때문에 상품 2개에 가입해도 실제 의료비를 초과해서 주진 않는다. 예컨대 입원 의료비로 1500만원을 썼다면 자기부담금(표준형 20%)을 제외하고 1200만원을 돌려받는다. A와 B사에서 2개에 가입했더라도 두 회사가 각각 600만원씩 지급한다. 보험료만 두 배로 나가는 것이니 굳이 중복으로 가입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문제는 본인이 중복 가입자인 줄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거다.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실손보험 중복가입자는 140만6000명에 달한다. 지난해 130만명까지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개인적으로 실손보험에 가입했는데 다니는 회사에서 단체 실손보험에 가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체 실손보험 보험료는 회사가 내기 때문에 모를 수도 있다.

중복 가입의 실익이 없다면 굳이 둘 다 유지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2018년 12월부터 ‘실손보험 중지제도’가 시행 중이다. 단체 보험 가입이 끝날 때까지 개인 보험(가입한 지 1년이 지나야 함) 보험료 납입을 중지하는 제도다. 그러나 전체 중복 가입자 중 이 제도를 이용하는 건 1%에도 못 미친다. 중복 가입 여부를 모르고 있는 경우, 알았더라도 중지제도가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개인보험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예전에 가입한 실손보험과 최근의 실손보험은 보장 범위와 본인부담률 등에서 차이가 크다. 예컨대 본인부담률이 0%인 실손보험을 가지고 있다면, 본인부담률이 20%인 단체 실손보험으로 대체하는 게 달갑지 않을 수 있다. 항목별 보장 한도도 단체 실손보험이 개인 보험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실손보험이 두 개라고 무조건 손해인 것도 아니다. 예컨대 입원 의료비 한도가 5000만원인 실손보험 두 개에 각각 가입했다면 총한도가 1억원이 된다. 개별 실손보험 한도를 초과할 만큼 매우 아프거나, 크게 다칠 경우엔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당장 보험료를 아끼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면 납입 중지제도를 활용할 만하다. 하지만 이 경우 나중에 재개할 땐 바뀐 보험 약관을 적용한다는 걸 유념해야 한다. 실손보험은 첫 출시 이후 꾸준히 보장 내용이 축소돼왔다. 다시 개시할 땐 훨씬 나쁜 조건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납입 중지를 택한 경우엔 단체 실손보험이 종료된 직후 1개월 이내에 개인 보험 재개 신청을 해야 한다. 이 기간을 놓치면 중지했던 개인 실손보험을 되살릴 수 없다.

차라리 해지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50대만 돼도 실손보험 가입이 어렵다”며 “중지를 해두면 언젠가 심사 없이 되살릴 수 있지만, 아예 해지하는 경우엔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간에 큰 병을 앓거나, 나이가 들면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50대 이상을 위한 노후실손의료보험이 있지만 일반 실손보험에 비해 본인 부담률이 높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