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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예보 안 하면 안 되나요"…'오보청' 된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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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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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차라리 예보 안 하면 안 되나요. 오히려 더 헷갈려요”. 이처럼 최근 잦은 오보로 국민들 사이에서는 기상청을 두고 ‘’구라청‘, ‘오보청’ 등으로 지칭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기상청은 ‘역대급’ 장마로 기록될 이번 장마를 초반부터 제대로 내다보지 못했다. 기상청은 지난 5월, 7월 말부터 8월 중순에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 기간 폭우가 이어지면서 전국적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상청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점점 바닥을 향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게릴라성 호우에 대비한 설계가 필요하다”, “하루종일 비 온다더니 30분 오고 끝..예보를 믿는 게 아니었는데”, “이렇게 곳곳에 피해가 속출하는 데 대체 기상청은 뭘 하는 거냐. 일기 예보를 하는 것인지 중계를 하는건지 모르겠다”, “역시나 구라청..맞는 예보가 하나도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전국적인 피해도 확산하고 있다. 전국 일시대피자는 4909명으로 절반이 넘는 2983명이 경기도 주민이고, 강원도에서도 1205명이 피해를 입었다.

기상청은 올해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기록적인 장마가 이어지면서 강수량은 예상치를 크게 넘어섰다. 장마 기간 중부지방 강수량은 494.7mm를 기록했고 남부지방과 제주의 경우 각각 566.5mm, 제주 562.4mm를 기록했다. 이는 평균 대비 평균 강수량이 이미 160~180mm를 초과한 것이다.

우리나라 역대 최장 장마 기록은 1987년 당시 8월 10일까지 이어진 바 있다. 앞으로 장마가 1주일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33년 만에 이 기록을 경신하는 역대급 긴 장마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기상청의 강수 예보 적중률은 50%를 넘지 않았다. 감사원이 발표한 잘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기상청의 강수 예보 적중률은 4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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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각종 지도 애플리케이션으로 교통상황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 강수여부를 확인하는 방법까지 공유되고 있다. 강하고 많은 비로 인한 강수량이 서울시내 각 자치구나 인접 시군구 사이에서도 크게 차이나자 자구책으로 ‘강수 중계방송’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상청은 이같은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기상청은 시스템적으로 예측이 틀릴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어 ‘오보’ 보다는 ‘오차’라고 이해해달라고 항변했다.

최근 오차의 가장 큰 이유로 지구온난화를 꼽았다. 지구 전체의 기온이 오르면서 변수가 많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짧은 시간 좁은 지역에 퍼붓는 스콜성 폭우가 자주 생기는 것도 한반도가 아열대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이를 하루 전에 예측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데이터도 아직 부족하다. 수십 년간 독자적 수치모델을 이용해 데이터를 축적한 유럽과 달리 지난 4월에서야 독자적인 수치 모델을 구축한 우리나라는 아직 축적 데이터가 부족하다. 520억 원대의 슈퍼컴퓨터 역시 오차가 포함돼 있어 완벽한 예측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전 세계를 10㎞ 단위로 나눠 6분 주기로 변화를 계산하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지만, 10㎞보다 작게 나누기는 어려워 변수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수치모델에 데이터가 쌓이면 장기적으로 차차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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