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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월풀 간 트럼프, LG·삼성 이름 대며 "한미 FTA 끔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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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나바로 백악관 제조업무역국장도

LG·삼성전자를 "약탈 기업"으로 언급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오하이오주 클라이드의 월풀 세탁기 공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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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오하이오 클라이드의 월풀 세탁기 공장을 찾은 자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끔찍한 합의”로 부르면서 LG와 삼성을 거명했다. 다만 자신이 집권한 후 한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바로 잡았다는 취지로, 앞으로의 추가 조치를 예고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풀 공장을 방문해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란 영광스러운 문장을 자랑스럽게 새기고 있는 여러분 모두를 만나야 했다”고 말했다. 월풀은 올해로 109년이 된 미국 기업으로, 최근 “미국을 다시 제조국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략에 부합한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3년 미국무역위원회(ITC)는 한국과 다른 나라에서 온 여러분의 경쟁 기업이 미국 시장에 세탁기를 덤핑한 혐의에 대해 유죄라고 결정하고 79%라는 높은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며 “이런 높은 관세를 내는 대신 LG와 삼성은 생산지를 또 다른 나라로 옮겼고 그 나라는 바로 중국이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2013년 ITC가 중국산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지만 LG와 삼성은 ‘한국산’이란 이유로 관세를 피한 적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데 지난 (오바마) 행정부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들이 처벌 받지 않은 채 미국 시장에 계속 세탁기를 덤핑하도록 내버려 뒀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7년 월풀은 다시 한 번 미국무역위원회의 경감 조치를 얻어냈다”며 “마침내 미국 노동자들을 위해 일어선 대통령이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취임 후인 2017년 LG전자와 삼성전자가 ITC로부터 중국에서 생산한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부여받은 일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좌파 정치인들은 미국 노동자들의 눈을 바라보고 미소 지으면서 그들을 이용하고 그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그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환태평양전략적경제동반자협정(TPP), 끔찍한 한국과의 합의, 말도 안 되는 파리기후변화협약 등으로 미국 중산층에게 부정직한 배신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끔찍한 한국과의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재협상을 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한국 때리기’에 나선 것은 미국 경제를 재건하겠다는 대선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재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테네시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세탁기 공장을 두고 미국 내에서 생산을 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점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오하이오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재앙이었던 한국과의 무역 합의를 재협상했다”고도 말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전날 “월풀은 109년 된 기업”이라며 “2000년대 전임 행정부 하에서 한국에서 온 약탈(predator) 기업들이 그들(월풀)을 들어내려고 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오하이오 방문에는 마이크 드와인 주지사가 동행할 예정이었으나, 대통령의 방문 직전 드와인 주지사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동행이 취소됐다. 드와인 주지사는 코로나 증상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대통령 접견 이전의 예비적 조치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가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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