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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화웨이 장비 중단 압박에도…선 긋는 유럽 이동통신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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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화웨이 로고(사진제공=화웨이)


미국 트럼프 정부의 5G 장비 화웨이 사용 중단 압박에도 유럽의 이동통신사들은 계속해서 화웨이와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 이동통신사들은 화웨이의 장비에 대해 우려할 만한 보안 허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장비 교체와 손해배상금으로 발생한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 유럽 이통사들 “화웨이 장비, 보안 이상 無” = 스위스 종합일간지 타게스안차이거의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대표 이동통신사 선라이즈(Sunrise)는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 화웨이와 계속해서 협력하고 있다. 롤프 지볼트 선라이즈 대변인은 “선라이즈의 네트워크 보안은 확실하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화웨이뿐 아니라 모든 장비 업체에 대해 위험 요소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마 그라스 최고기술책임자(CTO)도 독일 주간지 디 자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사이버 보안은 하나의 장비 공급사를 배제함으로써 확보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화웨이가 신뢰할 수 없다는 증거를 그 어느 곳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에스토니아 이통사 엘리사(Elisa)의 CEO 사미 세페넨도 “화웨이 장비의 보안 우려에 대해 아무런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고 백도어 사례 사례 역시 확인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 화웨이 배제, 잃을 게 많다 = 무분별하게 화웨이를 배제하는 것이 경제와 사업 파트너십에 손실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에스토니아 경제부는 화웨이뿐 아니라 자국 5G 네트워크에 있는 EU가 아닌 국가의 통신 기술을 제한하려는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사미 세페넨 엘리사 CEO는 “화웨이 제재가 실행될 경우 이통사들로부터 받게 될 손해배상금까지 고려해 최대 5억 유로(약 704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비용은 잠재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고 나아가 신뢰도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 지적했다.

릭 챈들러 영국 통신관리협회 회장은 “화웨이와 20년 동안 협력하며 좋은 결과를 얻어왔다”며 “화웨이 규제로 협력 관계가 훼손될까 매우 염려된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최근 영국 캠브리지에 대규모 연구시설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화웨이와 이통사의 협력은 5G뿐 아니라 기본적 광대역 통신망까지 이어진다. 화웨이 스마트폰 유통을 담당하는 협력사들도 화웨이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하고 있다. 영국 IT기기 유통사인 웨스트코스트와 안드로이드 배급사 라이브와이어 텔레콤은 화웨이와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정치적 유불리에서 선 그어야 = 이통사들의 화웨이 5G 장비 유지는 성급한 결정을 경계하며 나온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의 화웨이 배제 결정이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고 전망하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월 19일 사설을 통해 화웨이 장비에 대한 영국의 입장이 유동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설은 “영국이 현재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는 데 7년이 소요될 것”이라며 “영국 이통사들은 화웨이 장비를 없애고 대체 장비를 설치하는 데 비용뿐 아니라 시간도 허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7년의 기간 동안 미국의 다른 정부가 출범하거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수 있는 만큼 정치적‧기술적 환경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통신그룹 KPN의 주스트 파워크 사장도 “우리는 이들 국가들이 안보 정책을 결정할 때 어떤 이유로 화웨이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했는지 그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박소은 수습 기자(gogume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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