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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폭우에 특수 날아간 닭…한 마리에 600원대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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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계 산지가 전월대비 ‘반토막’

하반기에도 공급과잉 지속 될듯

헤럴드경제

푹우로 여름특수가 실종되면서 닭고기 값이 반토막 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생닭을 고르고 있는 모습. [연합]


여름철 복날 특수에도 닭은 웃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가 부진한데, 역대 최장 수준의 장마까지 겹치면서 닭고기 산지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는 탓이다.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까지 떨어지면서 농가의 시름도 깊다. 하지만 소비자가격은 요지부동이다.

▶닭 한마리가 696원…반토막 났는데 소비자가는 고작 4% 내렸다=7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6일 생계유통가격(업체에 소속되지 않은 일반 농가의 산닭 거래가격)은 1㎏당 696원(대닭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 추세로 인해 646원까지 떨어진 뒤 6개월만에 다시 600원대로 주저 앉은 것이다.

이는 지난달 평균 생계유통가격 1215원에서 반토막난 것으로, 전년 동월 평균가 1142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처럼 육계 산지가격은 전년 동기에 비해 40% 가까이 급감한 데 반해, 소비자가격은 1㎏당 4963원으로 4.4% 떨어지는 데 그쳤다. 유통단계에서의 인건비와 운송비 등 고정비용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통상 7~8월에는 닭고기 값이 오름세를 보인다. 연중 최고 성수기인 초·중복이 있는 데다, 휴가철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닭고기 소비가 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급과잉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비는 줄면서 산지가격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장마도 한몫을 했다. 여름 휴가철이면 휴가지에서 치킨 등 닭 소비가 증가한다. 하지만 휴가 행렬이 이어질 시기에 긴 장마와 함께 폭우 피해가 덮치면서 소비가 되려 위축돼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관계자는 “휴가철이 시작되면 소비가 느는 반면, 날씨 더워지면서 생산성은 떨어져 공급이 줄기 때문에 (닭)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장마가 지속되다보니 생산성은 그대로고 소비는 줄면서 산지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쌓여만가는 재고량…하반기에도 닭의 시름은 계속될 듯=공급 과잉과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닭고기 재고량은 늘어만 가고 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닭고기 냉동 비축 물량은 1602만마리로 전년 대비 82.3% 증가했다. 특히 부위별 수급 불균형으로 부분육 재고 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육계농가와 계열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복 시즌 특수를 기대했던 농가는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산지가격에 울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육계 1㎏당 생산비는 1217원 수준으로 산지 생계 유통가를 한참 웃돈다. 지속되는 공급 과잉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도산 위기에 내몰린 농가들도 늘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육계관측 8월호에서 하반기 병아리 생산량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종계 수급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9~12월 도계 마릿수는 평년 대비 8.7% 증가한 3억4373만마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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