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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서울시장 후보거론…"참신한 경제통" vs "경험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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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내년 4월 7일로 예정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8개월 앞두고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서 정치 신인인 윤희숙 의원(초선·서울 서초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을 비판한 그의 5분 연설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면서 '경제 전문가'로서 면모가 집중 부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윤 의원은 현재 21대 국회 최고 스타의원으로 정치권 주목을 받고 있다. 통합당의 온건 원내 투쟁 전략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도 합리적인 연설로 눈길을 끈 윤 의원이 조명받는 이유 중 하나다.

내년 4월 재보선 공천을 책임질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그동안 경제통 후보를 중시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혀왔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 사건에 연루됐던 만큼 여성 후보가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도 당 내부에서 나온다.

7일 통합당 내부에서는 '윤희숙 서울시장 카드'가 화두로 올랐다. 통합당 비대위원인 성일종 의원(재선·충남 서산태안)은 이날 한 라디오에 나와 '윤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언급된다'는 질문에 "스타는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라며 "국민께서 앞으로 윤 의원의 의정활동을 보며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다. 성 의원은 이어 "정치라고 하는 것은 선수에 관계없이 시대 흐름에 의해 국민이 요구하는 것을 받드는 일"이라며 "결코 초선이든 다선이든 구분 없이 국민이 판단하고 그에 따른 부응을 행동으로 보여주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하는 데는 '온건 투쟁'으로 대표되는 5분 연설 이후 통합당 지지율이 상승한 것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통합당 지지율은 일주일 사이 5%포인트 올라 25%를 기록했다. 이는 21대 총선 이후 최고 지지율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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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35.6%)과 통합당(34.8%) 간 격차가 처음으로 소수점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는 아예 통합당(37.1%)이 민주당(34.9%)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깊은 것 역시 경제 전문가인 윤 의원이 경쟁력을 갖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였던 윤 의원은 4·15 총선을 앞두고 통합당에 영입됐다. 이후 통합당 비대위 산하 핵심 조직인 경제혁신특별위원회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통합당 의원은 "지금까지 서울시장은 정치인이나 시민운동가 출신이 주로 맡아왔다"며 "경제가 어려운 만큼 국민은 관련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원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윤 의원이 초선 의원인 만큼 참신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통합당 의원은 "그동안 당내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된 사람 중 상당수는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인물이거나 이미 잘 알려져 호불호가 심한 이들"이라며 "국민이 변화를 요구하는 만큼 과감하게 초선을 내세우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당 내부에서는 과거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나경원 전 원내대표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보다는 정치 신인인 윤 의원의 참신성이 훨씬 더 크게 어필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윤 의원이 정치 경력이 짧고 학자 출신이라 행정 경험이 없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이론과 현실 간에는 괴리가 상당하다"며 "실제 경영 문제에 부딪혔을 때 과감한 추진력을 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게다가 초선이라 정치적으로 세를 모으기도 힘들다. 경력이 짧기 때문에 정치력을 통해 문제를 돌파해내는 능력도 보여준 바 없다"며 "상대 당의 정치적인 공세도 버텨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당에서는 윤 의원 외에도 당내 여성 후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 전 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민주당 출신 지자체장들의 연이은 성추행 사건으로 코너에 몰린 민주당이 불리한 여건을 만회하기 위해 여성 후보 공천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서울 25개 구청장 중 유일하게 통합당 출신 당선자인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내년 재보선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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