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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경솔했다" 샘 오취리, 인종차별 논란 역풍에 사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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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경기 의정부고 학생들이 졸업사진에서 패러디한 관짝소년단. /의정부고 학생자치회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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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분장은 인종 차별'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은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7일 "제가 올린 사진과 글 때문에 물의를 일으키게 돼 죄송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앞서 샘 오취리는 이색 졸업사진의 원조 격인 경기 의정부고 학생들이 '관짝소년단'을 패러디하면서 얼굴을 검게 칠한 분장에 대해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입니다. 제발 하지 말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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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오취리. /스포츠조선


샘 오취리는 이날 오후 6시 20분쯤 소셜미디어를 통해 "학생들을 비하하는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며 "제 의견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선을 넘었고 학생들의 허락 없이 사진을 올려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학생들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사진을 본인의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면서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 웃기지 않다"고 한국어로 적었다.

그는 "영어로 쓴 부분은 한국의 교육이 잘못 됐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해석하는 부분에 오해가 있었다. 죄송하다. 한국의 교육을 언급한 게 아니었는데 충분히 오해가 생길만 했다"고 했다. 샘 오취리가 전날 올린 글에는 한국어와 영어가 동시에 적혀 있었다. 한국어 문장들과 달리, 그는 영어로 "한국에선 다른 문화를 조롱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러한 무지는 계속돼선 안 된다"고 썼다. 네티즌들은 ‘한국 교육은 인종 차별적이라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샘 오취리는 "'teakpop' 자체가 한국 케이팝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의미하는 것인 줄 몰랐다"고도 해명했다. 그는 전날 올린 글에서 해시태그(#·검색을 쉽게 하기 위해 붙이는 기호) 'teakpop'을 달았다. 이는 '케이팝의 뒷모습' '케이팝의 가십거리' 등을 의미해 외국인들에게 한류 문화의 어두운 면을 지적하려 했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그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 일로 경솔했다"며 "앞으로 더 배우는 샘 오취리가 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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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오취리 인스타그램 캡처


◇"블랙페이스는 흑인비하" VS "표현의 자유 억압"

의정부고 학생자치회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2020 의정부고 졸업사진 모음집’을 올렸고, 샘 오취리는 이중 '관짝소년단' 패러디 사진을 문제 삼았다. 그는 지난 6일 소셜미디어에 “문화를 따라 하는 것 알겠는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하나. 한국에서 이런 행동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한국어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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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관짝소년단' 영상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이를 두고 화제의 콘텐츠를 단순히 재현하려는 의도인데 문제삼는 것은 지나치다는 네티즌들의 반응도 쏟아졌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블랙페이스는 흑인 비하 의도가 있어서 문제 되는 거지, 비하 의도 없이 유행하는 콘텐츠를 똑같이 따라 하려는 것 자체가 문제 되는 것이 아니다” “흑인 콘텐츠를 따라하는데 흑인 분장을 하는 게 잘못인지 모르겠다” “순수하게 ‘밈’을 따라하는 것까지 인종차별로 모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 등 의견이 나왔다.

샘 오취리는 지난 2017년에는 개그맨 홍현희가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아프리카 흑인 추장 분장을 한 것을 놓고 "TV 보면서 이런 장면 나오면 마음이 아프고 짜증난다. 모든 인종에 대한 비하 없애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샘 오취리의 인스타그램 게시글 전문

제가 올린 사진과 글 때문에 물의를 일으키게 된 점 죄송합니다.

학생들을 비하하는 의도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제 의견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선을 넘었고 학생들의 허락 없이 사진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저는 학생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합니다. 그 부분에서 잘 못했습니다.

그리고 영어로 쓴 부분이, 한국의 교육이 잘못되었다는것이 절대 아닙니다. 해석하는 부분에 오해가 있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의 교육을 언급한 것이 아니었는데 충분히 오해가 생길 만한 글이었습니다.

Teakpop 차체가 한국Kpop 대해서 안좋은 얘기를 하는 줄 몰랐습니다. 알았으면 이 해시택을 전혀 쓰지 않았을 겁니다. 너무 단순하게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번 일들로 인해서 좀 경솔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더 배운 샘 오취리가 되겠습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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