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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靑참모 6명 일괄사표…여 "책임지는 모습" 야 "꼬리자르기"(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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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서도 "여론 복구 어렵자 노영민 결단, 시점 늦었다" 반응

야당 "부동산 불패 입증…집 안 팔려 사표냈다면 정권의 위선"

뉴스1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7일 오후 춘추관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및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이 일괄로 사의표명을 했다고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2020.8.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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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유경선 기자 =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대통령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이 부동산정책 혼선 등에 책임을 지고 7일 모두 사의를 표명하자, 여야는 사의 표명 자체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정치적 의미와 배경에 대해선 여야 간 해석이 엇갈렸다. 여당은 사의 표명이 시점상 늦었다면서도 지지율 하락을 의식해 책임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한 반면, 야당은 꼬리자르기식 인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냈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정부와 함께 국정 운영 공백이 없게 뒷받침할 것이며, 부동산 안정과 호우 피해 수습에 집중하겠다"고 짧은 논평을 발표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술렁이면서도 "책임지는 모습은 잘한 것"이라며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들을 내놓았다. 노영민 실장이 불을 붙인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보유 논란'으로 민심이 악화됐는데 이를 사표로 '결자해지'했다는 평이 다수였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최근 지지율 하락 등 상황에 대해 책임지겠다고 사의를 표명한 것이니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부동산 상황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며 "더이상 (악화된 여론이) 복구가 어려운 상황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이 결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조원 민정수석이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집을 내놓아 안 팔리고 있다는 것은 비서실장의 면도 서지 않고 대통령을 욕보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그간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이 많았고, 청와대가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어 그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이라며 "사실 시점이 좀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규모로 사의를 표명해) 대통령의 남은 임기까지 여러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폭을 넓혀준 것 같다"며 "대통령이 아마 사표를 전체 다 수리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번이 새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원내대표단의 한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일괄사표를 제출한 것은 대통령에 부담을 덜 드리겠다는 것이고,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구상을 하는데 부담을 덜고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원내지도부 의원 역시 통화에서 "말하자면 쇄신 의지"라며 "마지막 국정과제에 집중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인사가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평했다. 특히 잠실 아파트를 시세보다 약 2억원 높게 매물로 내놓아 논란이 된 김조원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잘됐다"고 언급했다.

청와대 출신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사의를 표명하신 분들이 가장 복잡했을 것이고 또 가장 냉철하게 상황을 보고 결정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어떻게 결정하실지 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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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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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야권은 이들이 결국 부동산을 지키게 됐다고 비꼬면서, 국정에 정말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인사에서 제외됐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청와대 수석이 집 두 채를 안 팔려고 사표를 냈다면 정권의 위선이 그대로 다 드러난 것"이라며 "집 두 채를 팔지 않으려 사표를 냈다고 하면 국민이 이를 어떻게 봐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인사 대상에 국정을 실질적으로 책임져야 할 이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정책 실패를 책임져야 할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추미애 법무부장관 등은 그냥 놔뒀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에 관한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고 덧붙였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들이 모두 "직(職)이 아닌 집을 택했다"며 "대충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는 보여주기식 꼬리자르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동산 실정의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민주주의와 법치를 앞장서 무너뜨린 추미애 법무부장관, 방송의 중립성을 훼손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부터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몇 명을 교체하는 것으로 불리한 국면을 넘어가려 하지 말라"며 "고통받는 국민앞에 물타기 인사는 안 된다"고 했다.

황보승희 통합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국민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며 "결국 '집'이 최고"라고 적었다.

황보 의원은 "집값 잡겠다고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더니 부동산 불패만 입증하고 떠난다"며 "(김조원 민정수석은) 급하게 매물을 거둔 이유가 이것 때문이냐"고 일갈했다.

김조원 수석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신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중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를 처분하기로 했는데, 매물 가격이 22억원으로 같은 평형대의 매물 5건(최저가 18억원, 최고가20억원)보다 최고 4억원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러 비싸게 가격을 불러 아파트를 팔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황보 의원은 "국민은 뒤통수를 맞아 어지러울 지경"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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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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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도 "면피용 비서진 물갈이"라며 "청와대가 다급해진 모양"이라는 논평을 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여당 지지율이 야권에 추월 직전의 상황까지 몰리며 부득불 비서진 교체라는 카드를 황급히 집어든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을 뒷받침하지 못한 비서진 교체는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정작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가장 먼저 물러나야 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이번에도 철갑옷을 두른 채 건재하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참모진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본인의 과감한 정책전환 결단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국정기조의 과감한 대전환을 촉구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최근 부동산과 경제 문제 등에서 벌어지는 실정에 대해 청와대 참모진들이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로 평가하지만, 크게 봐서는 핵심을 비껴간 모양새"라고 평가절하했다.

김 선임대변인은 "핵심은 지금까지의 잘못된 정책 전반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책라인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것"이라며 "최근 재정정책을 비롯해 부동산 문제 등에 대해 책임이 있는 정책담당자들이 배제된 평가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 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무늬만 그린뉴딜이 돼버린 한국판 뉴딜, 그동안의 경제정책 오류에 대한 책임을 물어 홍남기 부총리, 김상조 정책실장 등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들 핵심 정책 담당자들의 평가와 책임 없는 인사는 국민들에게 큰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홍남기 부총리와 김상조 정책실장 경질을 재차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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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 News1 이종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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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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