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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현장에서]강남·청주 두채 다 팔고도 못잡은 민심…사표 결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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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채 남기고 팔라” 노영민 지시 이후 ‘실수’ 연발

노영민 ‘똘똘한 한 채’부터 김조원 ‘매각 의지 의혹’에

“남자는 부동산 몰라” 논란까지…2기 청와대 퇴진확률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똘똘한 한 채’ 논란을 낳았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강남과 청주의 아파트 두 채를 모두 매각하고도 결국 청와대를 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을 향해 ‘한 채만 남기고 모두 팔라’고 지시했던 것이 결국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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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노영민(왼쪽) 대통령 비서실장과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7일 노영민 비서실장은 “최근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책임을 지겠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사표를 제출했다. 비서실 산하의 강기정 정무수석과 김조원 민정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등 수석비서관 다섯 명도 동반 사의를 표했다.

부동산 여론 악화에 버티기 힘들었으리란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7일 발표를 보면 지난 4~6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46%로, 긍정평가 44%를 넘어섰다.

주목할 것은 부정평가 이유로 ‘부동산 정책’을 든 경우가 두 달 새 1%에서 33%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지난 6월 1주차만 해도 1%에 불과했는데 2주차와 3주차 3%, 4주차에 8%로 높아졌다. 7월 들어 10%로 첫 두 자리 수를 기록하더니 2주차 25%로 1순위에 올랐고 3주차 23%, 4주차 35%로 확대됐다. 5주차 30%, 8월 1주차 33%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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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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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비서실장은 그간 ‘2기 청와대’를 유지하기 위해 애써왔다. 노 비서실장이 보유했던 주택 두 채를 모두 매각하면서까지 ‘버티기’에 돌입했다. 전임 임종석 비서실장이 20개월 재임했고 노 비서실장의 재임기간도 20개월에 도달하면서 ‘3기 청와대’ 출범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었지만, 문 대통령이 노 비서실장은 유임시키고 강기정 정무수석 등 일부 인사만 단행할 수 있다는 예상이 힘을 받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의 주택 매각 이슈가 여론을 계속해서 악화시켰다.

서울 강남 아파트 2채 다주택자인 김조원 민정수석이 처분하겠다던 잠실동 아파트를 주변 시세에 비해 비싼 값에 내놨다가, 비판에 직면하자 매물을 거둬들였다는 6일 의혹이 대표적이다. 의혹을 방어하려다가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남자들은 보통 (부동산 매매 과정을) 잘 모른다”는 성차별적 발언을 내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노영민 비서실장을 필두로 한 2기 청와대를 대폭 물갈이해야 한다는 의견이 청와대 내부에서 힘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후임 인선도 그간 거론됐던 인사들뿐 아니라 좀 더 폭넓게 검토될 수 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3기 청와대’가 출범하는 경우 후임 참모들의 정책여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자리를 수락할 인사들도 많아질 수 있어서다.

결국 노영민 비서실장의 ‘한 주택만 빼고 팔라’는 지시가 노 비서실장 본인에게도 생채기를 입혔을 뿐 아니라, 청와대의 연쇄적인 실수와 논란을 낳았고 결국 2기 청와대의 퇴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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