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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지지율 하락 고민 깊은 與… “개혁 속도 조절”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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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 "개혁 과정에서 반작용은 어쩔 수 없어"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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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빠른 속도로 추락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래통합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1%포인트 이내까지 좁혀졌거나, 4ㆍ15 총선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판과 ‘입법 독주’ 논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당 내부에서는 “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총선 '압승' 이후 4개월 만에... 與 지지율 원점


한국갤럽이 4~6일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37%였다. 전주보다 1%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4ㆍ15 총선 이후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조사 중 가장 낮다. 올해 들어 최고치였던 5월 넷째 주(47%)와 비교해 두 달 새 10%포인트나 주저 앉았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전주보다 5%포인트 오른 25%로 총선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5일 리얼미터 조사 때도 민주당 지지율은 35.6%, 통합당은 34.8%였다. 지지율 격차는 불과 0.8%포인트로, 지난 2월 통합당 창당 이후 가장 좁혀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7일 “한국갤럽은 자동응답이 아닌 전화면접 방식이라 여권에 더 우호적인 결과가 나오는 측면이 있다”며 “핵심은 다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일보

최근 정당 지지율 추이. 한국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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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지율 하락에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이를 만회하고자 최근 ‘임대차 3법(전ㆍ월세 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전ㆍ월세 신고제)’ 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독단적인 모습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이 지역구인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임대차 3법 통과 이후 ‘세입자가 환영하고 있다’는 자평이 나왔지만, 실제현장에서는 전세 매물 품귀 현상 등으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등을 거치며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30대와 여성이 이탈한 점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자성론 나오지만... 개혁 '마이웨이' 지속될 듯


지지율에 민감한 당 내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 입법 독주에 따른 ‘오만한 여당’ 프레임을 해소하려면 향후 개혁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다음달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과 검찰ㆍ국가정보원ㆍ경찰 등 3대 권력기관 개혁을 매듭지을 방침이다. 모두 야당에서 첨예하게 각을 세우고 있는 이슈지만, 오히려 야당과 대화하는 모습부터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이 총선 때 표를 몰아준 건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국정을 운영하라는 뜻이지, 그게 ‘마음대로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며 “야당과 협의하고 여론을 살피며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당 지도부는 일단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 이후 사회적 파급력이 큰 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반작용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지지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경우 당 지도부도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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