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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사리사욕 탓에 미중관계 왜곡" 양제츠, 폼페이오에 6300자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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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인 미중 관계 위험한 지경에 몰아넣게 해선 안돼"

"미중은 한반도 문제 등도 계속 협력해야"

양제츠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7일 미·중 관계에 대한 6300자짜리 글을 발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공산당을 맹비난하며 “중국의 행동을 바꾸겠다”고 밝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지난달 닉슨도서관 연설에 대한 중국의 공식 답변으로 해석됐다. 양 주임은 글에서 ‘미국의 일부 정치인’과 ‘미국인’을 분리해 언급하며 미·중 관계 발전이 미국과 세계 각국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양제츠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오후 중국 외교부 사이트에 올라온 양 주임 글의 제목은 ‘역사를 존중하고 미래를 바라보며 중·미 관계를 확고부동하게 지키고 안정시키자’다. 1971년 헨리 키신저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극비 방중 등 과거 미·중 관계 발전을 언급하며 “역사와 인민에 대한 책임 정신에 근거해 양국(미·중) 관계를 발전시켜야 왔다”고 했다. 또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중의 대(對)테러 협력, 1998년과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협력한 사례 등을 언급하며 미·중 관계 안정이 전 세계에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양 주임은 “최근 미국 일부 정치인들이 황당한 주장을 끊임없이 펼치고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치제도를 악랄하게 공격해 50년 가까운 중·미 관계의 역사를 왜곡하고 부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수 미국 정치인의 사리사욕에 따라 중·미 관계를 위험한 상황을 몰고 가서는 절대 안된다”고 했다. 양 주임은 또 “중국 공산당과 중국 인민의 관계를 이간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 일부 정치인이 이간질할수록 중국인의 의분을 불러일으키고 중국 공산당의 지도 아래 더 분발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미국의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움직임에 대해 “중국 경제는 작은 연못이 아니고 바다”라며 “세찬 비바람이 작은 연못을 뒤엎을 수는 있지만 바다를 뒤엎진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일부 반중 세력이 ‘국가 안보’ 개념을 이용해 미·중 사이의 정상적인 교류를 방해하고 양국 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몰아가려 한다”고 했다.

양 주임은 글 전체에서 미·중 간 대화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에너지, 마약 퇴치, 지방, 인문 교류를 언급하며 양국의 교류·협력을 확대하자고 했다. 미·중이 합의했던 1차 무역 협상에 대해서는 미국 측에 “1단계 무역협상 이행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또 “한반도, 아프가니스탄, 중동 문제, 인터넷 안전, 기후변화, 공공위생 등 국제·지역 문제에 있어 계속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양 주임은 다만 중국의 핵심 이익으로 대만·홍콩·신장·티베트를 거론하며 “(핵심 이익을) 침해하는 언행에 대해서는 반격 조처를 하겠다”고 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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