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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구글·페이스북·MS가 줄서는 인도 통신기업 ‘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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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굴지 IT기업들이 인도 통신회사 지오에 투자하거나 협력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인도 통신사 지오(Jio)는 인도 사업가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이 2016년 통신사 지오를 설립하고 4G 통신 서비스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시작해 주목을 받았다.

세계 10대 부자인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순자산은 774억 달러(약 93조300억 원)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그의 자녀 결혼식에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설립 후 지난 4년간 지오 통신 가입자는 3억 8,750만명에 달해 인도 시장 점유율 33.4%에 이르렀다. 경쟁사인 에어텔(Airtel) 점유율은 28.3%이며, 보다폰 아이디아(Vodafone Ide)는 27.5%다.

이처럼 돌풍을 일으킨 배경에는 저렴한 가격에 있다. 지오 이동통신은 1GB 당에서 0.26 달러 (한화 약 300 원)으로 세계 최저 가격이다.

2019년에는 릴라이언스 그룹이 운영하는 모든 디지털 부문을 통합한 지오 플랫폼(Jio Platforms)이 설립됐다. 지오는 지금까지 특허 134개를 출원하고 그중 29개를 등록했다.

과학기술 작가인 샤르베쉬 마티(Sarvesh Mathi)에 따르면 현재 지오는 자체 5G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메이드인 인도 5G 솔루션은 시험을 거쳐 내년 출시될 예정이며, 해외 통신 공급자에게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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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는 단순한 통신 사업자 그 이상

특히 지오는 단순 통신 사업에 그치지 않고 LYF라는 브랜드 스마트폰과 5만원 짜리 스마트폰 ‘지오폰(JioPhone)도 출시했다. 모두 4G 전용 엔트리 레벨(Entry Level) 스마트폰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지오는 초고속 광대역과 TV 및 전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지오파이버 이니셔티브(JioFiber initiative)도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오는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지오사븐(JioSaavn), 안드로이드 웹 브라우저 지오브라우저(JioBrowser), 메시징 앱 지오챗(JioChat), 결제 앱 지오머니(JioMoney), 미디어 스트리밍 앱 지오TV(JioTV), 화상회의 앱 지오미트(JioMeet), 뉴스 앱 지오뉴스(JioNews), 영화 스트리밍 앱 지오시네마(JioCinema), 건강서비스 앱 지오헬스허브(JioHealthHub), 등 모바일 앱 제품군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지오클라우드(JioCloud)도 출시했다.

이러한 앱은 지오 휴대폰과 협력사가 만든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다. 대부분이 무료로 제공되거나 저렴한 지오프라임(JioPrime) 회원에게 제공된다. 따라서 사용자 데이터 수집 및 광고 수익원으로 앞으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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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가 그리는 비즈니스 모델

인도 인구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6억 명 이상은 여전히 ​​스마트폰을 소유하지 못하거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 지오의 목표는 이들에게 지오 휴대폰으로 지오 통신에 연결하는 수억 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오는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 기반 4G 및 5G 스마트폰을 거부할 수 없는 가격으로 만들어 6억 명 고객에게 보급형 휴대전화를 보급할 예정이다. 이는 중국과 국경 문제로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중국 샤오미, 비보, 원플러스, 릴미 등과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지오는 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협력해 오피스 365 제품 및 애저(Azure) 클라우드 플랫폼을 인도 수백만 가맹점에 제공하고 있다.

한편, 지오는 최근 AR/VR/MR 등 시공간 플랫폼에서 인도 초기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MS 홀로렌즈(Hololens)와 비슷한 제품인 지오글래스(JioGlass)를 발표했다.

지오글래스는 몰입형 화상통화와 대화형 프레젠테이션을 공유하며 홀로그램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지오글래스를 2018년에 투자한 인공지능(AI) 교육 플랫폼인 엠비베(Embibe) 플랫폼과 결합해 직장과 학교에 적용할 계획이다.

지오는 또 로그인 한 번으로 네플릭스, 핫스타, 아마존 프라임 등 스트리밍 플랫폼을 단일 제품에 통합하는 애플 TV와 비슷한 새로운 ‘지오TV+제품’을 적은 비용으로 출시한다.

차세대 셀룰러 표준인 5G를 위한 자체 백본망도 구축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에 인도에서 현장 구축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화웨이는 5G 장비의 선두 제조업체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이 화웨이 장비를 금지한 이후 경쟁자들이 화웨이 기술력이나 저렴한 가격에 맞출 수 없어 5G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

따라서 지오가 추진하는 5G 인프라 스택(Stack)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인도 최초 5G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자를 위한 선도적인 기술로 자리 매김할 수 있다. 지오가 협력하는 인텔과 퀄컴이 5G 기술에서 소중한 전문 지식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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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 다음 비즈니스 모델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고객 연결

지오가 그리는 다음 사업은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 및 온라인 식료품 회사인 지오마트(JioMart)로 보인다.

현재 인도 소매 활동의 90%가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지오마트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지오마트는 현재 인도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아마존과 월마트가 지원하는 플립마켓(Flipkart)과 알리바바가 지원하는 빅 바스켓(Big Basket)을 상대로 기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고객을 연결하는 전략이다 .

이러한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지오는 페이스북이 소유한 와츠앱(WhatsApp)과 협력하고 있다. 4억 명의 인도 사용자가 지오마트를 통해 주문하고 왓츠앱으로 결제하는 쇼핑 기능을 통합하고자 한다.

이러한 편리한 조합은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다. 지오 측에 따르면 이 기능의 초기 파일럿 실행이 예상을 초과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략이 성공하면 왓츠앱이 텐센트의 슈퍼 앱인 위챗과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지오 회사 가치는 650억 달러(한화 약 77조 575억 원)다. 모회사 릴라이언스는 지오를 향후 5년 이내에 1,000억 달러(한화 약 118조 5,500억 원) 가치로 인도와 국제 증권거래소에 데뷔시킬 전망이다.

서구 시장이 포화 상태로 들어간 동안 인도는 10억 명의 인터넷 사용자가 만들어졌다. 글로벌 IT 기업들 역시 기회인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스스로 모험하기보다는 지오를 통해 인도에 진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지오의 시장 점유율이나 잠재력 때문이 아니라 릴라이언스 그룹과 암바니 가족이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오의 궁극의 목표는 인도 구석구석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디지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김들풀 기자 i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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