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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0번의 진화 통해 '요술봉'이 된 갤노트20 S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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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에서 방문객들이 삼성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을 체험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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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갤노트) 시리즈의 정체성은 대화면이나 고화질 카메라도 아닌 ‘S펜’에서 부터 시작된다. 그 만큼 S펜은 갤노트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상징이나 다름없다. 지난 5일 '갤럭시 언팩 2020'에서 공개된 10번째 갤노트 시리즈인 갤로트20에서도 'S펜'에겐 적지 않은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2011년 9월, 첫 출시된 이후 10번의 변화를 통해 ‘요술봉'으로 거듭난 S펜에 대한 존재감은 그 만큼 상당했다.

사실 갤노트는 삼성전자에게 붙여졌던 '카피캣(모방자)'이란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 선보인 야심작이었다. 9년 전, 삼성전자는 5인치 이상의 대화면과 S펜으로 라이벌인 애플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꺼내든 작품이다. 삼성전자는 S펜을 위해 대세였던 5인치 이하 디스플레이를 과감하게 포기했다. 첫 갤노트 개발에 참여했던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에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를 소개하는 것에 대해 회사 내부에서도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면서도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기록해오던 방식인 ‘펜’을 도입해 인문학적이면서도 편리한 경험을 더해보자는 취지에서 제품 개발이 시작됐다”고 당시 배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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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20에 삽입된 S펜.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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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는 초기엔 ‘아재(아저씨)폰’으로도 불렸다. S펜이 필기 기능에 특화되다 보니, 갤노트는 메모를 필요로 했던 아재들에게도 많이 어필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펜의 등장은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 감성을 더해보자는 취지가 더해진 작품이기도 했다"며 "당시로선 큰 파장을 일으켰다"고 떠올렸다.

두 번째 갤노트에서부터 S펜은 디지털 성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듬해 8월 공개된 갤노트2의 S펜엔 컴퓨터(PC)의 마우스와 유사한 내비게이션 기능이 더해졌다. 이어 노트3의 S펜은 버튼을 누르면 유용한 기능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에어 커맨드’, 웹페이지 등을 캡처한 뒤 원하는 글자를 쓸 수 있는 ‘캡쳐 후 쓰기’ 등도 가능해졌다.

갤노트4에선 펜의 속도뿐 아니라 입력 각도, 방향 등을 더욱 정확하게 인식해 자연스러운 필기감으로 쓰기의 즐거움을 제공했다. 갤노트5에 내장된 S펜의 경우엔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메모가 가능한 ‘꺼진 화면 메모’를 처음 지원했다.

5개월 만에 조기 단종된 ‘비운의 노트’인 갤노트7은 웹페이지나 문서의 특정 단어에 S펜을 대면 자동으로 번역해주는 기능을 선보였고, 갤노트8는 ‘라이브 메시지’를 통해 S펜으로 소통의 영역까지 진출했다.

갤노트9의 S펜은 필기구가 아닌 응용소프트웨어(앱)과 기능을 제어하는 리모컨 역할을 했다. 갤노트10의 S펜은 버튼을 누르고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에어 액션’이 탑재됐다. 최근 공개된 노트20의 S펜은 반응속도가 전작 대비 80% 빨라져 실제 펜에 가깝게 진화됐다.

S펜은 10번의 변화 동안 겉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내부에 탑재된 기술은 점점 정교해지면서 '만능 치트키'로 탈바꿈했다. 삼성전자에선 이미 11번째 S펜 구상에 들어간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많은 유관 부서가 TF팀를 만들어 S펜의 콘셉트를 발굴하고 필기감과 사용성 향상을 위해 고민하며 솔루션 개발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면서 “실제 노트 유저로서의 사용성에 가장 중점을 두며, 한 가지 기능을 추가로 제공하더라도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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