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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北 술·南 설탕 물물교환 눈앞…남북교류 문 다시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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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31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임원들과 면담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7.3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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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북한 술과 남측 설탕을 물물교환하는 민간단체간 계약이 체결된 가운데 남북간 교류 문이 넓어질 지 주목된다. 정부가 북측에 요구하는 접경지역 재해협력이 성사될 지도 주목된다.


北 술· 南 설탕 물물교환 계약 체결

8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남측 대북교역 단체 연합체인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과 북측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가 지난 6월말 북한 술과 남측의 설탕을 교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북측의 개성고려 인삼 술, 류경 소주 등 1억5000만원 어치 술 35종과 남한 설탕 167톤(t)과 맞바꾸는 계약이다. 중개는 중국기업이 맡는다.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의 박종필 부회장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이번에 240~250가지가 들어오는데 1차로 술이고, 2차로 여러 가지 식품들 예를 들면 기능성 식품, 된장, 간장, 기타 다양하게 많이 들어올 예정"이라 밝혔다.

박 부회장은 계약 체결 배경과 관련, "지난 5월 24일이 '5·24조치' 10주년 되는 날이었다"며 "그때 통일부에서 5·24 조치의 실제적 효력은 상실됐다는 발표가 있자 남과 북의 교류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생겼다고 해서 북쪽에 제안을 했고, 북쪽도 순수히 해보자고 해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5월24일 이후 접촉을 해 300종 정도를 리스트를 서로 주고받아서 검토를 했다"며 "그러다가 지난 6월16일 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이 있었고 굉장히 우려를 했다. 이후 23일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 활동 보류를 선언해 바로 그 직후에 계약을 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번 교환은 현금 거래가 수반되지 않는데다, 품목이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아 제재 저촉 소지도 없다. 중개를 맡은 중국회사가 북한 남포항에서 중국 다롄을 경유해 인천으로 술을 들여오고, 남측 설탕도 인천에서 다롄을 거쳐 남포로 보내는 경로가 이용될 예정이다.

현재 통일부는 해당 계약에 대한 반출·입 승인을 검토 중으로, 정해진 요건을 갖추는대로 승인한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 밝혔다.

무엇보다 북한 당국이 거래를 승인한 셈이라 주목된다. 교역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그간 남측의 교류 요청을 거부해 온 북 당국의 호응 신호라면 남북간 교역 물꼬가 트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서다. 북측의 계약 주체는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라는 기업이나 북측에서 남측과 상거래 계약을 체결할 때 당국의 승인이 선행돼야 한다. 박 부회장도 '김정은 국무위원장 선까지 올라갔는지 모르지만 북한 당국의 오케이 사인이 났기 때문에 계약서까지 작성됐다고 봐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머니투데이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7일 보도한 미림갑문사업소의 모습. 북한도 중부 지역에 내린 폭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문은 '갑문사업소의 일꾼들과 노동계급은 최대로 각성하고 긴장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amp;#x5b;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amp;#x5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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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피해, 협력하자"…北 응답할까

북한이 우리 정부가 요청하는 재해협력에 응할 지도 관심사다. 북한이 임진강 댐 방류를 사전 통보 없이 한 가운데 정부는 북측에 소통을 요구하며 재해협력을 남북협력 마중물로 삼자고 제안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6일 세계식량계획(WFP)의 대북 인도지원 사업에 1000만달러를 공여하는 결정을 내린 제 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모두 발언에서 "남북간 정치·군사적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인도적 분야와 남북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과 직결된 부분은 남북 소통이 즉시 재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일방적 방류 조치에 유감을 표한다"며 "방류 조치를 취할 때에는 사전에 통보했어야 한다"고 항의했다. 최근 북한이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수문을 열고 남측에 사전통보 없이 방류하면서 남측 강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다.

그러나 발언의 방점은 상당 부분 '대화하자'에 찍혔다. 그는 "어떤 연락 통로도 좋고, 방송을 통해서도 좋으니 큰 규모의 방류조치를 취할때는 사전통보 등 남북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접경지역 재난에서부터 작은 협력이 이뤄지면 이는 남북간 큰 협력으로 이어지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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