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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다시 보는 리포트]한미약품, 목표가 올려도 투자의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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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사례 없어”…반환 품목, 새 기회

신약 가치 반영되지만 계약금 규모↓

증권사 9곳 중 3곳, 투자의견 ‘중립’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번주 한미약품(128940)이 견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지난해 기술을 반환받았던 신약 후보 물질의 기술 수출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다수 증권사가 목표가 상향에 나섰지만 일부는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해 눈길을 끌었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7일 한미약품은 전주(7월31일) 대비 9만원(34.16%) 오른 35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6일 장중에는 43만원까지 치솟아 52주 최고가를 견인했다. 같은 기간 한미약품의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도 54.27% 껑충 뛰어올랐다.

반환됐던 신약 후보, 수출 계약으로 재평가

급등의 배경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HM12525A)가 다국적 제약사 머크(MSD)에 기술수출된다는 깜짝 소식이었다. 4일 공시에 따르면 계약금 1000만 달러를 포함해 전체 계약규모 8억7000만 달러 수준이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로열티를 지급 받는다.

당초 이 물질은 비만 및 당뇨 치료제 후보물질 자격으로 다국적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했다가 치료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지난해 계약이 반환됐다. 그러나 이미 수행된 임상 1상 및 2상에서 입증된 약물의 안전성 및 효능 결과 기반으로 MSD와의 계약이 성사됐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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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프라인 재조명…이벤트 기대


새로운 파트너를 만났다는 의미도 있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얀센과의 계약 당시보다 계약금 규모가 적지만, 반환 품목임에도 파트너사를 새로 찾았다”면서 “초대형 제약사에 조 단위 기술 수출은 2016년 이후로 4년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SD는 항암제 분야 대표적 강자로 향후 성장 둔화를 대비하기 위해 NASH 파이프라인 확보하고 있다”면서 “아직 뚜렷하게 NASH 치료제 선두에 있는 업체가 없기 때문에 2상부터 시작하는 것이 늦지 않은 새로운 시작과 기회”라고 판단했다.

한미약품은 이제까지 성사된 11건의 기술수출 계약 중 5건이 반환되면서 독자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에 대한 의구심으로 최근 소외 받은 것도 사실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다시 제약·바이오 종목이 각광 받았지만 한미약품은 해당 사항이 없었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으로 한미약품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이 재조명을 받고, R&D 이벤트 기대감이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27~29일 개최되는 유럽간학회(EASL)에서 또 다른 NASH 치료제인 트리플 어고니스트 1b상 데이터 발표, 10월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 승인, 올해말 폐암 신약 포지오티닙 코호트3 결과 발표, 내년 중순 항암신약 오락솔 승인 등이 R&D 모멘텀으로 꼽힌다.

“적은 선급금 규모·투약 편이성 고려해야”

소식 발표 후 목표가를 제시한 9개 증권사 중 8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목표가는 31만원에서 48만원에 사이에 형성됐다. 3개 회사는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지만 2곳은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목표가 48만원을 제시한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NASH 치료제로 미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허가받은 신약은 없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회사의 NASH 치료제로 개발 중인 주요 파이프라인이 허가재신청을 하거나 3상 실패를 하는 등 개발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목표가를 26만원에서 38만원으로 가장 큰 폭(46.15%)으로 상향했으나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계약으로 인한 선급금 1000만달러가 경쟁사가 기술수출하였던 NASH 치료제 대비 적은 금액”이라면서 “향후 긍정적인 임상결과 및 추가적인 라이선스 아웃이 이뤄진다면 투자의견 상향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하지 않았던 이슈이기는 하나 낮은 선급금 비중 및 주사제형으로 경구제인 경쟁약물 대비 투약 편이성 열위를 고려하면 신약가치 높게 반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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