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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北 재래식 포격만으로 서울 1시간 타격 시, 13만여명 사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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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북한이 지난 지난해 8월 24일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방사포 발사 모습으로 차륜형 발사대에 발사관 4개가 식별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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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서울이 멀지 않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불바다가 되고 말아요.”

1994년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앞두고 열린 남북 실무대표 회담에서 당시 북측 대표였던 박영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이 거론한 이른바 ‘서울 불바다’ 위협이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서울을 사정권에 둔 북한의 재래식 전력은 위협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재래식 포대를 통해 공격에 나서면 한 시간에 최대 2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군사전문 연구기관의 이 보고서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는(VOA)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가 ‘북한 재래식 포. 사람들을 보복, 강압, 억제, 공포에 떨게하기 위한 수단(North Korean Conventional Artillery. A Means to Retaliate, Coerce, Deter, or Terrorize Populations)’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의 주요 인구 밀집 범위 내 거의 6000개의 포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투사를 제외한 수치로, 실전 상황의 경우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미국이 북한에 가장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고, 북한이 괌을 향해 2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위협 발사하는 과정에서 1발이 우발적으로 맞아 5명의 미군 전사자가 발생한 것을 전제로 했다.

연구원들은 북한 포병 시스템의 수, 잠재적 목표 지역의 인구 밀도, 공격시 사람들의 위치(외부, 실내, 지하)에 대해 상정해 북한 위협의 규모를 예측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요 산업을 겨냥해 5분 ▲ 비무장지대(DMZ)를 따라 1분 ▲ 서울 시내를 상대로 1분 ▲ DMZ를 따라 1시간 ▲서울 시내를 상대로 1시간 등 다섯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해 피해 규모를 분석했다.

우선 LG P10 올레드 공장 타격의 경우, 북한군이 유효사거리 24km의 152mm 곡사포, 유효사거리 20km의 122mm 다연장 로켓포 등 총 12문을 동원해 5분간 210발의 포탄이 떨어지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 경우, 사망자 920명에 부상자 8550명의 피해와 함께 한국과 세계 경제뿐 아니라 한국 국민의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상황은 북한군이 사거리 17.4km의 152mm 자주포, 24km의 122m 자주포, 24km의 곡사포, 20km의 122mm 다연장 로켓포 등 총 864문의 중거리 포를 동원해 비무장지대에 1분간 짧은 포격을 가할 경우다. 랜드연구소는 인구가 밀집하지 않은 지역임에도 사망자 400명을 포함해 45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1시간 타격 시, 13만여명 사상자”



중앙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포병부대들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하고 앞으로도 이런 훈련경기를 계속하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월 13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이날 오후 공개한 훈련 지도 현장 사진으로, 이번 훈련에는 평사포와 곡사포, 122㎜ 방사포 등 재래식 무기 위주로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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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북한이 유효사거리 60~65km의 장거리 방사포까지 동원해 총 5700문의 중장거리포를 비무장지대 일대에 발사할 경우 1시간 동안 사망자 1만 7000명, 사상자 20만 5600명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에 대한 공격의 경우, 우선 짧은 위협사격은 유효사거리 60~65km의 240mm 방사포 54문을 서울 시내를 향해 1분간 1188발을 발사하면 1570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1만8350명의 사상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이 경우, 사망자 1만680명을 포함해 총 13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보고서의 주 저자인 션 바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연구에 적용된 북한의 재래식 무기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흔히 존재하는 무기 역량을 대규모로 전진 배치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 육군대학원 보고서가 북한의 재래식 위협이 앞으로 10년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데 대해서는 “어떤 전제를 갖고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답하기 어렵다”면서도 “ 확실한 것은 설사 제재 등으로 북한 재래식 병력의 준비태세가 어느 정도 약화하더라도 범위가 좁은 표적물을 대상으로 하는 상황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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