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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주춤'·전셋값 '고공행진'…7·10부동산대책 한 달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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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 둔화, 매수세도 갈수록 수그러져

전셋값은 58주째 올라 불안…전세 공급 숨통 틔워야

뉴스1

서울의 아파트 모습.©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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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다주택자를 겨냥한 7·10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째 접어들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해지는 모습이다. 반면 실거주 요건 강화와 임대차법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은 급등하면서 주택시장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9일 고강도 세금 규제인 7·10 대책이 발표된 지 약 1개월이 됐다. 정부는 6·17 부동산대책 이후에도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자, 3주 만인 지난달 10일 현 정부의 22번째 부동산대책인 7·10 대책을 추가 발표했다.

주 타깃은 정부가 투기 세력으로 지목한 다주택자와 법인 등이었다. 정부는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을 최고 6%로 인상했다. 기존 종부세 최고세율인 3.2%의 2배 가까운 수치다.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를 막기 위해 양도소득세율도 최고 70%로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다주택자와 법인의 주택 취득세율도 최대 12%까지 끌어올렸다.

한마디로 투기 목적인 다주택 보유를 차단하고,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도록 압박 수위를 강화한 것이다. 또 이들이 새로운 집을 살 수 없도록 신규 취득까지 막았다.

◇고공 행진하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 폭 둔화…패닉바잉도 주춤

다주택자의 보유세가 2배 이상 오른 사례가 속출하는 등 주택 관련 세금 부담이 예상보다 크게 늘자, 서울 아파트 시장의 매수세는 차츰 사그라졌고, 관망이 짙어지면서 집값 상승 폭이 둔화하기 시작했다.

집값 통계에서도 규제 효과는 드러났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7·10 대책 직전 0.11%까지 올랐다가, 대책 이후 3주 연속 둔화해 지난주 0.04%(0.11%→0.09%→0.06%→0.04%→0.04%)까지 낮아졌다.

감정원 측은 "7·10 대책 관련 법률안이 국회 소위를 통과하고, 관련 절차들이 순항함에 따라 매매시장이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망세가 자리 잡자 집값 상승 불안감에 맹목적으로 추격 매수하던 '패닉바잉'(공황구매)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KB부동산 통계에서 대책 직전 154.4까지 치솟았던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이후 4주 연속 둔화해 119.6까지 내려갔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뉴스1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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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58주 오르며 불안감↑…"전세 공급 나올 수 있게 퇴로 마련해야"

반면 전·월세 시장은 대책 이후에도 오히려 가격 상승 폭이 커지면서 불안감이 심화하고 있다.

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17% 올라 58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 폭도 전주보다 확대(0.14%→0.17%)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감정원은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저금리 기조, 재건축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각종 규제 여파로 전세 수요는 늘어나면서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3기 신도시 대기 수요가 늘면서 전세에 눌러앉는 세입자가 늘었다. 재건축 등 실거주 의무가 대폭 강화되자 본인 소유의 집으로 들어가려는 집주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전세는 더욱 줄었다.

이달부터 임대차법이 본격화 화면서 전세시장 불안은 한층 더 심화됐다. 전셋값 인상 폭과 임대 기간 설정에 제약이 생긴 집주인들이 전세를 거둬들이거나, 실거주를 주장하면서 인기 지역 대단지의 경우 전세 물량이 '제로'(0)인 단지가 속출하는 등 전세가 씨가 말랐다. 이에 더해 청약 대기 수요의 전세 눌러앉기까지 확산할 경우 전세시장은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복잡해진 규제의 충돌로 인해 전세 공급은 막히고, 수요는 늘어나는 시장 불안이 초래된 만큼 수급을 안정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가을 이사 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임대차법 영향 등으로 전세가 줄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청약 대기 수요까지 누적되면 전세 불안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집주인 직접 거주 등 일부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전세가 나올 수 있도록 퇴로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무작정 시장을 틀어막는다고 해서 시장이 안정되는 것이 아니라 왜곡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여기에서 더 손을 대기보다는 충돌하는 규제를 걷어내 전세 물량이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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