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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매운맛 식음료에 빠져드는 일본인들…매운 한국 라면 ‘일본 파고들기’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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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로 자극 강한 음식 선호

‘아주 매운맛 절인 채소’ 등 유행

‘지옥의 매운맛 야키소바’도 인기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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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키카라(아주 매운) 스케모노(절임식품) 제품. 교토신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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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강탄산음료. 교토신문 홈페이지 캡처


“맵게, 더 맵게.”

“강하게, 더 강하게.”

일본의 식음료 업계에서 ‘매운맛’ ‘강한 맛’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람들이 자극이 강한 음식이나 음료를 선호하는 배경에는 ‘스트레스 사회’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맵고 강한 식음료를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다. 매운맛을 지닌 한국 라면이 올 들어 일본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향후 한국 식품의 일본 수출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일본 내 식음료 소비 트렌드는 ‘게키카라’(激辛·아주 매운 맛)와 ‘강탄산’으로 요약되고 있다고 9일 일본 교토(京都)신문이 보도했다. 교토의 한 스케모노(일본식 절인 채소) 제조업체는 이달 들어 아주 매운 고추를 넣은 스케모노를 한정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스케모노는 보통 고추를 넣지 않기 때문에 채소 고유의 색이 유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업체는 아주 매운 고추를 넣어 만든 스케모노를 지난해부터 출시하고 있다. 이 업체는 ‘아주 매운 스케모노’가 20~30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자 올여름에는 판매장을 대폭 늘렸다. 한 식품회사가 지난 2월 ‘울음이 나올 정도로 매운맛, 궁극적인 매운맛’을 앞세워 시장에 내놓은 ‘지옥의 매운맛 야키소바(獄激辛やきそば)’도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야키소바란 메밀국수 등 면을 고기·야채 등과 함께 기름에 볶은 요리를 말한다.

음료 업계에서는 당분이 없으면서도 자극이 강한 ‘강탄산음료’ 붐이 일고 있다. 아사히음료의 강탄산음료인 ‘윌킨슨’의 2019년 판매량은 2694만 상자로 2008년에 비해 무려 15배나 늘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가정 내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강탄산음료 소비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혀가 마비될 정도로 맵고 강한 식음료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일본미각협회 미즈노 고키(水野考貴) 대표는 “아주 매운 음식이나 강탄산음료는 모두 미각보다는 통각(痛覺)을 자극한다”면서 “스트레스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강한 자극에 의한 쾌감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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