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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공룡계의 기린' 타니스트로페우스는 물에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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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 대학 고생물학자들, 타니스트로페우스 두개골 3D로 복원

[파이낸셜뉴스] 해외 고생물학자들이 타니스트로페우스라 불리는 공룡이 육지에 살았다는 기존 가설을 뒤엎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 공룡은 육지가 아닌 물속에서 생활했다. 또한 타니스트로페우스는 두개의 다른 종으로 진화했다는 것도 밝혀냈다.

스위스 취리히대학과 미국 시카고 필드 박물관은 세계 최초로 타니스트로페우스의 두개골을 디지털 3D 이미지로 복원해 지난 6일(미국 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공개했다. 연구진은 컴퓨터단층촬영(CT)의 한 종류인 싱크로트론 방사선 마이크로 컴팩트 단층 촬영(SRμCT)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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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이빨과 주둥이 위의 콧구멍은 물속에서 미끄러운 먹이를 잡기위해 완벽하게 진화했다. 엠마 핀리 제이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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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생활에 적합한 코


3D 이미지로 복원한 타니스트로페우스 두개골은 수중 생활에 적응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콧구멍은 지금 생존하는 악어들처럼 코의 윗부분에 위치하고 이빨은 길고 구부러져 물고기나 오징어처럼 미끄러운 먹이를 사냥할 수 있게끔 발달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타니스트로페우스가 물속에서 헤엄치는데 적합하지 않은 다리와 꼬리를 가지고 있어 수영을 잘하는 공룡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리히 대학 고생물학자인 스테판 스피크먼은 "이 공룡은 작은 머리와 매우 긴 목을 사용해 어두운 물에서 먹이에게 몰래 접근해 사냥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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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종의 타니스트로페우스는 길이가 1.2m이며 다른 종은 6m 다. 취리히 대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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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스트로페우스는 두 종이 공존


타니스트로페우스의 큰 화석이 많이 발견된 스위스에는 1.2m 밖에 되지 않는 비슷한 화석도 있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타니스트로페우스가 육지공룡인지 해양공룡인지 확신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더 작은 표본들이 새끼인지 아니면 6m짜리 공룡들과 별개의 종인지 알 수 없었다.

연구진은 재구성한 두개골이 큰 공룡에 속하며 이미 잘 알려진 작은 두개골과는 매우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빨은 더욱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스피크먼에 따르면 이 유사한 두 종은 같은 환경에서 서로 다른 먹이를 사냥하도록 진화했다. 그는 "큰 종은 물고기와 오징어를, 작은 종은 이와 대조적으로 새우 같은 작은 껍질을 가진 동물을 먹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 필드 박물관의 고생물학자인 올리비에 리펠은 "큰 종의 원뿔 모양 이빨과 작은 종의 왕관 모양 이빨, 그리고 서로 다른 크기는 같은 먹이를 놓고 경쟁하고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작은 화석이 실제로 어린 공룡의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다리 뼈 단면을 살펴봤다. 그결과 뼈 성장이 급격히 느려질때 형성되는 많은 성장고리를 발견했다. 토르스텐 셰이어는 "작은 화석의 성장고리 수와 분포는 이전에 생각했던 어린 공룡이 아니라 다 자란 공룡이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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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 대학 고생물학자인 스테판 스피크먼은 타니스트로페우스가 작은 머리와 매우 긴 목을 사용해 어두운 물에서 먹이에게 몰래 접근해 사냥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엠마 핀리 제이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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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길이가 몸통의 3배


타니스트로페우스라 불리는 공룡은 1852년에 처음 화석으로 발견됐다. 이 공룡은 6m 길이의 파충류로 3m나 되는 목을 가지고 있다. 목은 꼬리를 뺀 몸통보다 3배나 더 길지만 목뼈는 13개뿐이다.

타니스트로페우스는 2억4200만년 전 트라이아스기 중간 시기에 살았다. 육지에는 공룡이 막 출현하기 시작했고, 바다는 거대한 파충류들이 지배했다.

과학자들은 이 공룡 화석을 발견했던 초창기에 당황했다. 한때는 익룡처럼 날아다니는 공룡이라고 생각했고, 길고 속이 빈 뼈는 날개를 지탱하는 손가락의 뼈라고 생각했다. 나중에서야 이것이 긴 목뼈라는 것을 알아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150년이 넘는 기간동안 타니스트로페우스가 육지에서 살았는지 물에서 살았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이 공룡의 기괴한 몸은 어떤 식으로든 환경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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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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