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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머스크도 긴장한 `中 전기차 야심`…샤오펑, 뉴욕증시 상장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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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갈등과 보복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중국 기업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기자동차(EV) 제조업체들이 앞다퉈 글로벌 증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중국 정부가 '뉴욕 증시 대항마'로 키우는 상하이·선전 본토 증시 상장 외에 미국 나스닥·뉴욕증권거래소에도 꾸준히 기업공개(IPO)를 신청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이후에도 시진핑 국가 주석이 자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강조함과 동시에 '민족 자동차 육성'을 내세우는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끈다. .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기자동차 스타트업' 샤오펑모터스가 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신청서를 제출했다. IPO는 증시 상장을 위한 첫 걸음으로 통한다. 샤오펑 측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신청서를 내면서 NYSE 상장시 거래코드는 'XPEV'로 신청했다. 공모액은 1억 달러(약 1188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펑의 IPO신청은 앞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위챗과 그 모회사와의 거래를 45일 이후 금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한 데 이어 7일 중국 정부가 보복을 예고하면서 틱톡 측이 "미국 정부를 고소할 것"이라고 밝히는가 하면 같은 날 미국 재무부가 캐리 람 홍콩장관 등 홍콩 최고위 관료11명 제재를 발표하는 식의 '미·중 보복전'이 이어진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모양새다.

샤오펑은 중국 광저우에 본사를 둔 전기차 제조업체다. 지난 2014년 헤 샤오펑 등이 광저우에서 공동 창업한 후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다. 최근 '중국판 아마존' 알리바바와 카타르 투자청이 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면서 샤오펑의 IPO전 투자 유치 금액은 총 8억 달러에 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샤오펑은 올해 상반기(1~6월)에 회사 첫 생산모델인 'G3'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5185대를 소비자에게 인도했고 지난 5월에는 두번째 모델인 'P7' 세단 인도를 시작해 지난 달 31일까지 총 1966대를 인도했다.

최근 뉴욕증시에서는 '전기차' 테슬라 뿐 아니라 NYSE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 지난 달 30일 나스닥에 상장해 주가가 급등한 중국 전기차 업체 리오토도 투자 열기의 한 가운데 섰다. 지난 달 30일 리오토는 이날 나스닥 IPO에서 공모가 대비 43.13% 오른 16.46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IPO를 통해 10억 9300만 달러(약 1조 3000억원)조달에 성공한 바 있다.

리오토의 나스닥 상장은 나스닥이 '중국판 스타벅스' 루이싱커피 상장폐지 사건을 전후해 회계 부정 관행을 가진 중국 기업 감시 강화에 나섰고, 연방 정부와 의회가 중국 기업의 증시 진입 문턱을 높이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 받은 바 있다. 리오토도 샤오펑과 마찬가지로 전기차 SUV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2015년 설립된 리오토는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중국판 배달의 민족' 메이퇀 디엔핑이 투자해 지분을 가지고 있다.

미국 증시 뿐 아니라 중국에서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전기차업체 'WM모터'가 올해 상하이 스타마켓(커촹반) 상장을 계획 중이고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 '호존 신에너지모터'도 내년 가능한 빨리 상하이 증시에 상장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커촹반은 '중국판 상하이 나스닥'으로 불리는 곳으로 선전 증시의 '선전판 나스닥' 촹예반과 더불어 중국 정부가 '나스닥 스타일 IPO'를 도입해 자국 기술기업 상장을 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거래소다. 중국 정국은 미국과 무역갈등이 격화된 지난 해들어 부쩍 증시 키우기에 나선 상황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국 내에서 유사 경쟁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떠오르는 데다 중국 정부가 '저가 전기차'를 만드는 자국 기업의 판매가격에 맞춰 보조금 정책을 수정하고 자국 산업·증시 키우기에 나서면서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로서는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전기차 업계 1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위기감을 드러낸 바 있다.

리오토가 상장한 다음 날 머스크 CEO는 "앞으로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 뒤흔들게 될 것"이라면서 우려섞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달 31일 현지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의 '데일리 드라이브' 팟캐스트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또 "중국에는 일을 똘똘하게, 열심히 해내는 사람들이 정말 많고 결코 자만하지 않으며 대우받을 자격부터 강조하지 않는다"면서 "너무 오래 승자의 자리에 있으면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게 되는데 미국 특히 캘리포니아와 뉴욕이 그렇다. 하지만 만족하는 순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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