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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트럼프 따라 마스크 외면…美 16일만에 확진 400만→5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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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명에서 16일 만에 100만 명 추가

정치적 입장 따른 메시지 혼선이 확산 이유

"더 엄격한 제2 자택대기 명령 내려야"

"학교 문 열어야" …교사 노조는 저항

노 마스크 바이크 행진에 25만 명 참가

중앙일보

8일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서 열린 바이크 행진 참가자들이 텐트에 촘촘히 앉아 있다. 주 정부와 행사 주최측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통제되지 않는 이유다. 행사에는 약 25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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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일(현지시간) 500만 명을 넘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자체 집계 결과 이날 저녁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500만 360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존스홉킨스대 집계는 499만8000명으로, 500만 명에 육박했다. 전 세계 확진자 1963만 명 가운데 4분의 1을 미국이 차지했다. 미국 코로나19 사망자는 16만 명을 넘어섰다.

바이러스 확산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확진자가 400만 명을 넘어선 지 16일 만에 100만 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지난 1월 21일 미국에서 첫 사례가 나온 뒤 4월 28일 100만 명이 확진을 받기까지 98일 걸렸다. 이후 200만 명(6월 10일)이 될 때까지 43일이 걸렸고, 300만 명(7월 7일)까지는 27일, 400만 명까지 16일이 소요되는 등 확진자 증가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이날 캘리포니아주는 누적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었다. 뉴욕과 뉴저지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 3~4월 코로나19를 비교적 잘 통제한 캘리포니아주는 여름 이후 재확산 일로다. 반면 올봄 대유행 심장부였던 뉴욕주는 올가을 학교 문을 열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됐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주(州) 내 모든 학교가 대면 수업을 시작할 수 있는 기준을 충족했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코로나19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제2의 전면적 봉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닐 카슈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마이클 오스텔홈 미네소타대 감염병조사정책연구소장은 NYT 기고문에서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진정한 필수 근로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6주 동안 자택 대기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더 강력하게 바이러스를 통제하고 경제 회복에 속도를 낼 수 있으며, 11월 대통령 선거 때 직접 투표도 가능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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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타주 교사들이 7일 주 의회 앞에서 학교 수업 재개 방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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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공화당 주지사들은 학교 문을 열고 생활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화당 소속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그레그 애버트 텍사스 주지사는 지역 학교들에 대면 수업을 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플로리다주가 학교 수업 재개 긴급명령을 내리자 교사노조는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바이러스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수업 재개는 '죽음의 룰렛'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플로리다의 하루 확진자(7일간 이동 평균)는 6650명, 텍사스는 7758명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억제되지 않는 요인으로 정치적 이해에 따른 메시지 혼선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쓰는 게 애국"이라고 했다가 이내 마스크 외면으로 돌아갔다. 트럼프 지지자를 중심으로 여전히 많은 미국인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8일(현지시간) 사우스다코타주에서는 25만 명가량이 모이는 바이크 행진이 열렸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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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서 열린 바이크 행진 참가자들이 질주하고 있다. 주 정부와 주최측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았다. 행사에는 약 25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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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코로나19가 심각한 지역에선 개학을 몇 주 늦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가 며칠 뒤 "어린아이들은 면역력이 있기 때문에 학교 문을 열어야 한다"로 입장을 바꿨다. 어린아이는 면역력이 있다는 주장을 담은 트럼프 게시물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잘못된 정보라며 삭제하기도 했다.

자택대기 명령 해제 이후 야외 활동 증가도 확진자 증가 요인이다. 워싱턴대 의대는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분석한 결과 미국인의 야외 활동이 사실상 코로나19 발병 이전으로 되돌아갔다고 전했다.

확진자 급증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사망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NYT에 따르면 사망자는 하루 (7일간 이동 평균) 1003명으로 나타났다. 최고점(4월 17일)이었던 2232명보다는 적지만 최저점(7월 5일)이던 471명의 두 배로 뛰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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