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경북 봉화 곤충호텔 강지연 대표 “깔끔 떠는 곤충 보셨나요…깨끗한 먹거리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강지연 대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가축사육 방식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안이 곤충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귀농’ 사과농사서 방향 전환
단백질 공급 미래 식량자원
흰점박이꽃무지 키워 가공

하우스 사육 방식서 벗어나
호텔보다 깨끗한 환경 구축

“호텔보다 더 깨끗한 환경에서 키운 곤충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어요.”

곤충은 무조건 지저분하고 징그러운 것으로 여기는 세상의 편견을 깨고 싶었다. 강지연 대표(43)는 그래서 회사 이름을 ‘곤충호텔’이라고 지었다. 경북 봉화에 있는 이 회사의 공식법인명칭은 ‘봉화곤충호텔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지만, 사람들은 줄여서 곤충호텔이라고 부른다. 회사 건물에도 ‘곤충호텔’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다.

곤충호텔은 식용곤충인 흰점박이꽃무지의 애벌레(사진)를 키우는 곳이다. 예로부터 ‘굼벵이’로 불리던 그 곤충이다. 농촌진흥청은 공모를 통해 이 곤충에 ‘꽃벵이’라는 예쁜 이름을 붙였다. 농진청이 실시한 연구에서 흰점박이꽃무지는 혈전치유와 혈액순환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곤충호텔은 자체 사육장에서 키워낸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를 진액(엑기스)·분말·환 등으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식용곤충 이외에 학습용 애완곤충인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도 일부 키운다.

경향신문

경북 봉화에 있는 ‘곤충호텔’ 사육장 전경. 곤충호텔 블로그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가끔 ‘호텔’이라는 명칭 때문에 숙박업소로 착각해 찾아오는 사람도 있지만, 이제 곤충산업계에서는 꽤나 유명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강 대표는 2016년 11월 곤충호텔을 열면서 곤충의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모든 힘을 쏟았다.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기존의 곤충 사육 방식을 고집하면 위생이나 환경적인 측면의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강 대표는 전용 곤충사육장을 짓고 그 안에 항온·항습기 등의 첨단시설을 달았다.

사육장은 물론 작업장·가공장 등 다른 시설을 구축할 때도 그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방점을 뒀다.

“굼벵이들이 호텔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했지요.”

강 대표는 남편과 함께 서울에서 봉화로 들어온 귀농인이다. 처음에는 사과농사를 짓다가 곤충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노동력이 덜 들면서도 미래가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계인구가 2050년에는 90억명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해요.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가축사육은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요. 새로운 단백질의 원천을 빨리 찾아야 하는데, 그 확실한 대안이 바로 곤충이거든요.”

그의 말대로 학계나 업계에서는 곤충을 미래의 가장 확실한 단백질 공급원, 식량자원으로 꼽는다. 단백질 1㎏을 생산하는 데 가축은 10㎏의 사료가 들어가지만, 곤충은 1㎏이면 충분할 정도로 생산성이 높은 것이 주된 이유다.

강 대표는 차근차근 회사를 키워가고 있다. 창업 이듬해(2017년) 4000만원이던 연간 매출이 지난해 90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1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곤충산업이 미래를 이끌어갈 유망한 산업인 것은 맞지만,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쉽게 큰돈을 버는 분야는 아니다”라며 “하나씩 하나씩 단계를 밟아나가면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9일 말했다. 강 대표는 앞으로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해 구축하는 우량종자보급센터를 통해 흰점박이꽃무지의 우량 종자를 생산, 농가에 보급하는 사업도 전개할 예정이다.

글·사진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