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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대한민국에 떨어진 물폭탄

"문구도 공구도 쓸 수 있는 게 없다"…침수피해 상인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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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까지 물 잠긴 광주 평동역 상가, 진열장·창고 진흙 가득 엉망진창

연합뉴스

광주 평동역 인근 상점 침수 피해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9일 오후 광주 광산구 평동역 인근 상점 주변이 침수 피해를 입은 상품들로 가득 쌓여 있다. 2020.8.9 iny@yna.co.kr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젖은 걸 어떻게 팔아요. 다 버려야죠."

9일 침수 피해를 본 광주 광산구 평동역 인근 생필품 상점 뒤편엔 물에 젖은 상품들이 가득 쌓였다.

전날 허리까지 물이 차오르며 진열장과 창고에 있던 상품들이 못쓰게 되면서 전부 버려질 것들이었다.

조금만 물에 닿아도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는 생필품과 문구·사무용품 등을 취급하는 곳이어서 피해가 더 컸다.

창고를 정리하고 있던 상점 관계자는 물에 젖은 박스를 열어보고선 연습장이 들어있자 박스를 통째로 버렸다.

이런 식으로 창고에 놓인 박스를 하나하나 열어보며 혹시나 멀쩡한 상품이 있는지 확인해봤지만, 대부분은 쓸 수 없는 상태가 많았다.

상점 주인은 "물건을 반품할 수도 없는 데다 보험 처리도 되지 않아 피해는 고스란히 업주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주변에서 고가의 공구를 판매하는 공구상 4∼5곳 역시 피해가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다.

물이 빠진 상점은 진흙으로 가득 쌓여 혼자서는 수습이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물이 빠지자 친인척과 일용직 노동자까지 동원해 쌓여있는 진흙을 겨우 치울 수 있었지만 이미 상품들은 진흙과 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특히 공구상엔 용접기 등 고가의 제품과 물기에 취약한 쇠붙이가 많아 침수 피해가 컸다.

상인들은 상품이 담겨있는 젖은 박스에서 물품을 꺼내 물기를 닦아보지만 더는 쓸 수 없는 상품들이 많았다.

창고 한쪽엔 한 번도 사용된 적 없지만 이제 쓸 수 없게 돼 버린 망가진 공구가 잔뜩 쌓였다.

공구상을 운영하는 나승원(67) 씨는 망가진 공구를 보며 "이걸 다 어째야 할지 대책이 없다"며 "결국 다 폐기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자연재해를 인력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소상공인들이 피해 복구를 할 수 있게 어느 정도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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