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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세월호 아이들에 고맙다니?” 文 비판한 진중권에… 신동근 “조국 향한 적개심” 이원욱 “생각없이 지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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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대통령에게 크게 3번 뜨악했다” 글 논란 / 與 신동근 “제 보기엔 한 가지 이유… 오로지 꾸기(조국)에 대한 악감정” / 이원욱 “오즈의 마법사 허수아비의 일침 생각 나…” / 진중권, 다시 글 올려 “뜨악할 자유도 없나? 신동근 의원과 담소를 나누는데, 이원욱은 왜 튀어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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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돌아서게 된 결정적 계기를 3가지로 압축해 공개했다. 특히 그는 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며 쓴 방명록 글까지 소환해 논란이 일었다. 신동근, 이원욱 등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얼마 전에 민주당 신동근 의원이 ‘작년엔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주변이 문제라고 하더니, 왜 이제 와서 말을 바꾸었냐’고 묻더라”라며 “그 입장 바꾼지가 언젠데. 대통령에게 크게 3번 뜨악했던 적이 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그가 문 대통령에게 실망하게 된 계기는 3번 있었는데 ▲자신의 극렬 지지자들을 ‘양념’이라고 표현한 것 ▲세월호 방명록에 ‘미안하다, 고맙다’고 적은 것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한 것 등이다.

우선 진 전 교수는 “첫 번째는 대선후보 토론에서 극렬 지지자들의 행패를 ‘민주주의를 다채롭게 해주는 양념’이라고 정당화했을 때. 그때 이분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때만 해도 아직 개깨문들의 패악질이 막 시작된 시점이라 그냥 넘어갔다”라고 썼다.

이어 “두 번째는 세월호 방명록에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적은 것을 보았을 때”라며 “‘미안하다’는 말의 뜻은 알아 듣겠는데, 도대체 ‘고맙다’라는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직도 나는 그 말의 뜻을 합리적으로 해석할 방법을 못 찾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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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전 교수(사진)는 “결정적인 것은 세 번째였다”고 운을 뗀 후, “올초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조국 전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을 때.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게 분명해졌다. 이게 그냥 주변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자신의 문제였던 거다. 그때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대통령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허수아비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 물론 이 모두가 측근들의 장난이기도 할 거다. 하지만 동시에 대통령의 뜻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적었다.

이어 그는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더니, 자신들이 누리는 반칙과 특권은 아예 제도화하려고 한다”라면서 “조국의 위선은 그 개인의 위선이 아니라 정권의 위선이자, 민주당의 위선이자, 대통령의 위선이기도 한 거다. 그래서 그를 목숨 걸고 비호한 것일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다음날 페이스북에 “나보고 이제 색깔을 분명히 하란다”라며 “제 색깔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빛”이라고 적기도 했다.

이어 그는 “그 누구도 차별함 없이 다양한 생각과 의견들이 투닥투닥 거리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의 색깔이라며 이보다 선명할 수 있나?”라며 “국가관도 확실하다. 국민이 고분고분 하면 국가가 싸가지가 없어 진다”라고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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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전 교수에게 질문을 던졌던 신동근(사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각지도 않았는데 진 전 교수의 공개적 답신을 받았다”라며 “(진 전 교수가) 올해 들어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세 가지를 들었다. 제가 보기엔 한 가지 이유인데 그러면 옹졸하게 보일까봐 앞의 두 가지는 양념으로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비꼬았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오로지 친구 꾸기(조 전 장관)에 대한 악감정, 불타는 적개심에 휩싸여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그 꾸기에 대해 애틋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걸 확인했으니 똑같이 적의의 대상이 된 것일 뿐”이라고 추측했다.

신 의원은 “지금 진중권은 꾸기에 대한 적개심이라는, 표면이 울퉁불퉁한 렌즈가 끼워진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세상이 제대로 보일 리가 없다. 뿌옇게 보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글 말미에 신 의원은 “김문수, 차명진 전 의원 모두 30년 전만 해도 내로라하는 노동운동가, 진보주의자였다. 그랬던 그들이 지금은 광장에서 태극기를 휘두르고 있다”라고 의미심장하게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람 인생 모르는 것이다. 한 번 탈선하면 나중에 가닿을 곳은 지금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지경일 수 있다. 명심하기 바란다”라는 경고로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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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사진) 의원은 진 전 교수가 자신의 색깔을 ‘무지갯빛’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이도 저도 아닌 진영논리 떠난 색을 무지개색으로 표현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라는 영화 OST로 유명한 ‘오즈의 마법사’의 한 대목을 인용해 진 전 교수를 저격했다.

그는 “‘오즈의 마법사’에서 허수아비에게 도로시가 물었다. ‘뇌가 없는데, 어떻게 말을 해?’ 그러자 허수아비가 말한다. ‘인간들도 생각없이 지껄이지 않나?’”라며 “왜 지금 허수아비의 일침이 갑자기 떠오르는지. 혹여 진 전 교수의 과거의 명징함을 떠올리는 분들이 이래서 통탄하고 애석해하고 있는지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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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페이스북 갈무리.


한편, 진 전 교수는 자신을 향한 여당 의원들의 공격에 다시 글을 올려 “뜨악할 자유도 없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니, 자기가 질문을 해서 그냥 대답을 해줬을 뿐인데, 왜 발끈하는지 모르겠네. 내가 신동근 의원과 담소를 나누는데, 이원욱은 왜 튀어나와?”라며 “하여튼 대통령 얘기만 나오면 다들 부들부들 떤다. 그럴 바에는 아예 대통령 심기 경호실장으로 발령을 내달라고 하든지. 의원들이 일개 유권자 스토킹이나 하고 있으니, 나라꼴이 이 모양”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위 3가지 이유에 대해 하나하나 다시 설명한 그는 “이렇게 논리적으로 지적해줘도 신동근 의원은 또 인신공격만 할 거다. 열차와 선로가 떨어져 있다면, 열차가 선로에서 ‘탈선’했다고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선로가 열차에서 ‘탈선’했다고 하지 않는다. 자기들이 내로남불 지그재그 운행하다가 탈선내놓고 왜 선로 탓을 하는지”라고 거듭 비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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