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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물폭탄 휩쓸고 간 구례서 지붕 위 소떼 잇따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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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읍내 축사 밀집지역서 소 1600여 마리 수해

급류에 떠내려가다 지붕 위로 대피한 소떼 '고립'

마취 시킨 뒤 크레인 이용해 한마리씩 구조 계획

뉴시스

[구례=뉴시스] 변재훈 기자 = 기록적 집중호우가 지나간 9일 전남 구례군 한 육군부대 내 건물 지붕에 소들이 올라가 있다. 주변 축사에서 기르던 이 소들은 전날 폭우로 일대가 침수되자 지붕 위로 피신한 뒤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0.08.09.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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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뉴시스] 변재훈 기자 = 사흘 사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전남 구례에서 급류에 떠내려가다 지붕 위에 머물게 된 소떼가 잇따라 발견됐다.

9일 구례군 등에 따르면, 축산 농가가 밀집한 읍내 일대 주택·창고 등 건물 지붕 위에서 소들이 머물고 있는 모습이 잇따라 확인됐다.

이 소들은 연이틀 폭우로 전날 소하천이 범람하고 축사가 침수되면서 급류에 떠내려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례에서만 소 1600여 마리가 수해를 입었지만, 물살에 떠내려가다 지붕 위로 오른 일부 소들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이날 비가 그치고 빗물이 빠른 속도로 빠지면서 지붕 위 소들은 4m 안팎 높이의 지붕 아래로 내려오지 못했다.

소들은 갈증과 허기에 애꿎은 울음소리만 내 주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일부 축산 농민들은 축사 한쪽 기둥을 무너뜨려 비탈길을 낸 뒤 소를 몰아 구조하기도 했다.

주인도 머물 곳도 잃은 상당수의 소들은 지붕 위에 힘 없이 주저 앉아있거나 위태롭게 서성이고 있다.

구례군과 소방당국은 지붕 위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소떼를 위해 중장비와 급수차를 동원, 사료·음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또 이르면 오는 10일 오전 본격적인 구조에 착수한다. 소들이 놀라 날뛰다, 지붕 붕괴 등 안전 사고 위험이 높은 만큼 마취 총기를 활용한다.

마취 총으로 소들을 재운 뒤 대형 크레인을 이용해 한 마리씩 지상으로 내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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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뉴시스] 변재훈 기자 = 기록적인 폭우가 이틀째 이어진 8일 오후 전남 구례군 문척면 한 사찰 입구 앞에 인근 침수 축사서 탈출한 소떼가 머무르고 있다. 주인은 사찰 관계자의 연락을 받고 소떼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사진=독자 제공) 2020.08.08.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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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오후 1시께에는 구례군 문척면의 사찰인 사성암에 소 10여 마리가 나타나기도 했다.

사찰 입구에 나타난 소들은 축사가 물에 잠기자 산길을 이용해 사성암까지 피했다. 이후 소들은 사찰 관계자의 연락을 받고 달려온 주인의 품으로 돌아갔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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