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6 (화)

진중권 저격수 나선 신동근 “오직 친구 ‘꾸기’ 향한 적개심뿐”

댓글 2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한 가지 이유”라는 신동근 향해 진중권 “어설픈 궁예질 말라”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왼쪽)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온라인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신 의원이 과거 진보 논객이었던 진 전 교수에게 최근 문재인 정권의 ‘저격수’ 역할을 하고 있는 이유를 물으며 설전은 시작됐다.

신 의원은 지난달 30일 진 전 교수를 ‘네오콘’(미국의 신보수주의자)에 빗대며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주변이 문제라고 했던 진중권이 요즘은 문재인 대통령은 철학이 없느니 심지어 깡패 정권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중권의 철학은 뭐고 지금 진중권의 철학은 무엇이냐”며 “진중권이 어떻게 한때 정의당 당원이었고 진보 논객이라며 노회찬, 유시민과 함께 ‘노유진 정치카페’를 진행할 수 있었는지 참 이해가 안 된다”고 물었다.

진 전 교수는 신 의원의 이같은 질문에 열흘 만인 9일 “대통령에 크게 세 번 뜨악했던 적이 있다”고 답변을 내놨다.

진 전 교수는 “첫 번째는 대선후보 토론에서 극렬 지지자들의 행패를 ‘민주주의를 다채롭게 해주는 양념’이라고 정당화했을 때, 그때 이분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는 세월호 방명록에 아이들에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적은 것을 봤을 때”라며 “‘미안하다’는 말의 뜻은 알아듣겠는데 도대체 ‘고맙다’라는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아직도 그 말뜻을 합리적으로 해석할 방법을 못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정적인 것은 세 번째”라며 “올초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을 때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게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주변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자신의 문제였던 것”이라며 “그때 결론을 내렸다. 조국의 위선은 그 개인의 위선이 아니라 정권의 위선이자, 민주당의 위선이자, 대통령의 위선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신 의원은 다시 진 전 교수를 향해 “제가 보기엔 한 가지 이유인데 그러면 옹졸하게 보일까봐 앞의 두 가지는 양념으로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글을 적었다. 신 의원은 “진 전 교수는 오로지 친구 ‘꾸기’(조국 전 법무부 장관를 가리키는 표현)에 대한 악감정, 불타는 적개심에 휩싸여 있다”며 “대통령이 애틋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걸 확인했으니 똑같이 적의의 대상이 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진중권은 꾸기에 대한 적개심이라는 표면이 울퉁불퉁한 렌즈가 끼워진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며 “김문수, 차명진 전 의원 모두 30년 전만 해도 내로라하는 노동운동가, 진보주의자였다. 한번 탈선하면 나중에 가닿을 곳은 지금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지경일 수 있다”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신 의원의 글이 올라온 직후 “신 의원님. ‘적개심’이니 뭐니 어설픈 궁예질 그만 하시고 궁금한 게 있으면 질문을 하시라”며 “사랑하기에도 짧은 인생이다. 세상을 증오의 프레임으로 바라보지 말라”고 맞섰다. ‘궁예질’이란 신라 말기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가 신하들을 상대로 ‘남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법’을 뜻하는 관심법을 쓰며 역모 여부 등을 탐지했다는 고사에서 비롯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한마디로 신 의원이 진 전 교수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것처럼 허세를 부리고 있다는 힐난인 셈이다.

신 의원은 지난달 28일 진 전 교수를 향해 “조국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적개심에 불타 과도하게 집착하다 보니 편향에 빠져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전날(8일) 진 전 교수 관련 기사를 두고 “이 나라 탈선의 지존은 진중권”이라고 하는 등 진 전 교수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저격수 역할을 하고 있다. 신 의원은 이번 더불어민주당 정당대회에서 당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상태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