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소 110마리 구하자" 폭우에 성인 40명 눈물겨운 '소 구조작전'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틀 동안 270여 mm 비 내린 경남 합천군 건태마을서
한국일보

합천소방서 소방대원들이 9일 경남 합천문 율곡면에서 폭우로 도로가 범람한 지역에서 고립된 소를 구조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8~9일 최대 450mm를 웃도는 비가 쏟아진 경남 지역에 인명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가축을 구하기 위한 주민들의 눈물겨운 사투가 벌어졌다.

이틀 동안 합천군 쌍책면 건태마을에선 소 구조 작전이 벌어졌다. 축사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소 110마리를 구하기 위해 주민과 축협 관계자 등 40여명이 나섰다. 합천엔 지난 이틀 동안 269.1㎜의 비가 내려 마을 곳곳은 침수된 상황이었다.
한국일보

경남 합천군 쌍책면 건태마을 우사가 9일 오전 10시께 물에 잠겨 마을 주민들이 소를 구출하고 있다. 합천군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민들은 다행히 일찍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문제는 가축이었다. 소들은 축사에서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 했다. 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마을에 급격히 물이 불어 나자 축사 내 소들은 살기 위해 하루 동안 발버둥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일보

경납 합천군 쌍책면 건태마을 우사가 9일 오전 10시께 물에 잠겨 마을 주민들이 소를 구출하고 있다. 합천군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 구조 작전은 지난 8일 오후 4시께 시작됐다.

주민 등은 3인 1조로 보트를 타고 축사 내부로 진입했다. 소의 익사를 막기 위해 두 명은 보트 위에서 줄로 연결된 소머리를 잡고, 나머지 한 명은 물에 들어가 소 몸통을 받쳤다. 일부 소는 픽 쓰러지기도 했다.

"영차, 영차!" 구조팀은 트랙터에 줄을 묶어 소와 연결하거나 성인 여러 명이 달라붙어 소를 육지 위까지 끌어올렸다. 축사와 제방을 왔다갔다하며 이렇게 구조한 소는 이날까지 110마리다. 구조를 받지 못한 20여 마리는 탈진해 폐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