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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만에 침수된 화개장터… 물 빠지니 쓰레기·흙탕물 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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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물폭탄] 상인들 "여름 성수기 맞아 상품 넉넉히 준비했는데…"

"여름 성수기라 손님 올 줄 알고 물건을 가득 채워놨드만… 이제 우짭니까."

9일 오전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는 상가 107곳 중 한 곳도 성한 곳이 없었다. 전날 섬진강 지류인 화개천이 범람하면서 430㎜ 폭우가 몰려와 지붕까지 집어삼켰다. 비가 그치고 9일 오전 물이 빠지자 처참한 모습이 드러났다. 물폭탄 위력에 장터 입구 하동군우수농특산물홍보전시관 벽면 통유리는 산산조각 나 부서져 있었다. 냉장고와 테이블, 각종 집기, 진열 상품은 진흙을 뒤집어쓰고 널브러져 있었다. 물을 먹은 약초에서는 흙탕물이 뚝뚝 떨어졌다. 못 쓰는 집기와 상품을 모으자 거대한 쓰레기산이 만들어졌다.

앞서 상인들은 코로나가 확산하며 손님의 발길이 줄자 여름 성수기를 기다리며 상품을 넉넉히 준비해뒀다. 그 많은 상품이 이번 폭우로 물에 잠기며 상인들의 피해가 더욱 커졌다.

조선일보

9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에 침수 피해 물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화개장터 일대에는 전날까지 이틀 동안 최대 430㎜의 비가 내려 상가 107곳이 물에 잠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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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에 따르면 화개장터가 물에 잠긴 것은 1988년 홍수 이후 32년 만이다. 일대 가게 등 245곳이 침수됐다. 피해액은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화개장터에서 찻잔, 도자기 등 도예 가게를 하는 김유열(58) 화개장터상인회장은 "하동 화개에서 30년 넘게 살고 있지만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다"고 했다. 김씨 가게 피해만 1억원가량 된다. 이리저리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조금이라도 성한 물건이 있는지 살피던 상인들은 "아이고, 다 못 쓰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복구 작업에 동원된 포클레인은 연신 화물 트럭에 쓰레기를 실어 날랐다. 경찰과 군인,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1200명이 쓰레받기와 빗자루로 퍼내고 있는 주민들과 함께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6년 전 화재로 큰 피해를 봤던 상인들은 이번에 물난리까지 겪자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화개장터는 지난 2014년 11월 27일 새벽 화재로 점포 80곳 중 40곳이 불에 타 2015년 4월 1일 현재 자리로 옮겨 다시 문을 열었다. 이날 오전부터 복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본 윤상기 하동군수는 경남도와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할 예정이다. 윤 군수는 "인명피해가 없다는 게 다행일 정도로 화개장터 곳곳이 처참하게 물에 잠겼다"며 "경남도 20억원과 군 10억원가량으로 우선 복구하고 정부 지원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동=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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