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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오케이 마담' 엄정화 "女후배들 위해 계속 도전…나이에 갇히지 않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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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마담'으로 5년 만에 복귀…액션 코미디 기대

"박성웅, 편안하고 든든한 파트너"

女배우 시나리오 적은 현실…고정관념 딛고 용기 내길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내 의지와 관계없이 나이 때문에 일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부담감에 힘든 적이 많았어요. 데뷔 28주년을 앞둔 지금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제가 겪은 이 고민의 과정을 후배들만큼은 안 겪길 바라기 때문이에요.”

이데일리

영화 ‘오케이 마담’의 주연 엄정화.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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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의 아이콘’, ‘한국의 디바’, ‘여성 연예인의 롤모델’. 가수 겸 배우로 두 분야 모두 정상에 오른 엄정화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들이다.

그가 최근 액션 코미디 영화 ‘오케이 마담’(감독 이철하)으로 오랜만에 관객 앞에 나섰다. 무려 5년 만이다. 로맨스와 스릴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지만, 엄정화는 특히 ‘미스 와이프’, ‘싱글즈’, ‘댄싱퀸’ 등 히트작들을 낳으며 코미디 영화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쌓아왔다. 이번 작품을 향한 대중의 기대가 높은 이유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엄정화는 작품에 대한 애정과 새 도전에 대한 설렘, 대중예술인이자 연예계 선배로서 느끼는 책임감 등을 담담히 털어냈다. 그는 특히 나이가 들수록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여배우들의 현실을 지적하며 “여성들이 나이 때문에 갇혀 못하는 것들이 없길 바란다”며 “‘여성 캐릭터 중심 영화’는 흥행에 실패할 것이란 고정 관념을 딛고 좋은 의미의 작품들로 용기 내주실 분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신작 ‘오케이 마담’에서 코믹 연기와 함께 처음으로 강도 높은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엄정화는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고 시나리오에 매료됐다”며 “마음이 급해져서 출연진 구성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액션스쿨을 등록했을 정도”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케이 마담’은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난데없이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부부가 평범했던 과거를 접어두고 숨겨왔던 내공으로 구출 작전을 펼치는 액션 코미디다. 타이틀롤을 맡은 엄정화는 극중 전통시장에서 꽈배기 맛집을 운영 중인 억척스러운 사장이지만 연하 남편 석환(박성웅 분) 앞에서 닭살 애교를 펼칠 정도로 좋은 금슬을 자랑하는 아내 미영을 연기했다. 그는 파트너 박성웅과의 노련한 연기 호흡으로 아기자기한 생활 연기부터 좁은 기내에서 보이는 맨몸 액션까지 러닝타임 100분을 자유자재로 이끈다.

엄정화는 “사실 여배우들 시나리오가 참 없는 게 현실인데 ‘오케이 마담’은 정말 오래 기다려 만난 작품”이라며 “시도해 본 적 없는 재미 요소도 많고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아 좋았다”고 설명했다.

극의 주된 스토리가 좁은 비행기 안에서 전개되다 보니 빚어진 어려움도 있었다. 그는 “좁은 공간에서 최소한의 액션만 보여주는 연습을 많이 했다”며 “연습할 때는 부드럽고 푹신한 재질로 장애물들을 만들어놓아 부담이 없었는데 실제 촬영에선 공간이 더 좁고 의자 등 장애물들이 단단하고 버거워 두려움을 느꼈다. 제가 다치는 것도 두렵지만 함께 촬영한 승객 출연진들이 다칠 우려가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첫 액션연기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선 “‘도전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는데 결국 그런 기대감이 부담으로 돌아오기도 했다”며 “여배우란 이유로 어설프게 보이고 싶진 않았다. 몸에 밴 것처럼 액션 잘하는 배우로 보이고 싶은 욕심에 늘 연습할 시간이 모자르단 조바심도 났다”고 회상했다.

그런 점에서 박성웅은 그런 자신을 잡아줄 수 있던 매우 든든한 파트너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엄정화는 박성웅에 대해 “상대 배우로서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사람”이라며 “함께하는 장면이든 그렇지 않은 장면이든 도움이 되어주고 싶어했다. 특히 액션 연기 과정에서 많은 특훈을 전수해줬을 정도로 배려하고 도와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도전’이란 단어를 자주 언급했다. 나이의 벽을 뛰어넘고 도전을 지속할 수 있는 엄정화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엄정화는 “나이가 저에게 걸림돌이 되는 변수라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그것 때문에 무언가를 시도하지 못하게 되고 싶진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엄정화가 나오는 영화는 재미있어!’ 이런 댓글들을 볼 때마다 너무 자랑스럽고 힘이 난다”며 “그렇게 얻은 힘으로 관객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 가수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다잡곤 한다”고 덧붙였다.

화려한 댄스 가수로서의 이미지와 영화 속 억척스러운 캐릭터 간 온도차가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까란 질문에는 “그런 고민의 시기는 이미 지난 것 같다”며 “과거에는 가수로서의 나와 배우로서의 내가 같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아 스스로 자아를 분리하려는 노력을 했는데 지금은 자연스레 분리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엄정화는 혼성그룹 ‘싹쓰리’로 활동 중인 이효리가 방송에서 건넨 제안을 통해 가수 제시, 마마무 화사와 함께 ‘환불원정대’란 프로젝트 걸그룹의 멤버로 언급돼 화제를 모았다. 엄정화는 “최근 첫 회동을 가졌는데 구체적으로 언제 실현될지는 잘 모르겠다”며 “우리가 만나게 되면 어떤 음악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 실현만 된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가수 활동에 대한 변치 않는 열정 역시 드러냈다. 엄정화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앨범을 내며 제가 했던 음악 활동을 이어주실 수 있는 선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며 “제가 그런 생각을 가졌기에 최선을 다해 가수로서의 활동에 꾸준히 임해온 것 같다. 아직은 노래를 부르기 어려운 목 컨디션을 지녔지만 가수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했다.

이어 “가수 엄정화로서 보낸 시간을 많이 아낀다. 힘겹게 이어왔고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간들이었다”며 “어쩔 수 없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도 책임감 있고 멋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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