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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미 코로나19 확진자 500만명 돌파소식에 유럽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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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 세계 최강국 미국의 '실패'에 우려

미국에서 오는 입국자 규제, 진단검사의무화

"미국, 이탈리아 경험에서 배우지 못했다"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7월31일 의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2020.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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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의 코로나19 확진환자 수가 9일(현지시간) 500만명을 돌파,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감염률을 보이자 유럽 각국들은 세계 최강의 국가의 방역 실패에 대해 놀라움과 경계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코로나19 방역의 실패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 과정을 집중적으로 주시하고 있는 나라는 유럽의 코로나19 '그라운드 제로'였던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는 2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시작되었을 때 전혀 준비가 안되어 있었고 폭발적인 감염률을 보였다. 아직도 공식적으로 누적 사망자가 3만5000명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사망자를 많이 낸 나라가운데 하나이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10주 동안의 전국봉쇄령, 새로운 집중 발생지역에 대한 철저한 감염자 추적, 전국민의 마스크 착용의무화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 등으로 지금은 코로나19를 상당부분 통제한 모범적인 방역국이 되어있다.

로마 북부 브라치아노호수가에서 친구들과 함께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걷고 있던 파트리시아 안토니니는 "미국인들은 자기네 건강에 관심이 없나요?"라고 물으며 "미국도 우리가 했던 방식을 따를 필요가 있다.. 정말 철저한 봉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다수 유럽 사람들은 미국이 유럽의 경험을 보고 배울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데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 이르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유럽은 맨 처음 중환자실 입원자가 발생했을 때만해도 유럽전역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지식이나 대처 방법, 의학적 지식 등이 전무한 상태에서 치명타를 당했었다.

미국은 4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 마침내 존스폽킨스 대학 통계로 9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500만명을 돌파했다. 보건당국은 실제 환자의 수는 그 보다 10배 더 많은 5000만명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직 진단검사 실시가 제한되어 있고 감염자의 무려 40%가 무증상자들이기 때문이다.

'코리에라 델라 세라' 신문의 칼럼니스트 마시모 프랑코는 " 우리 이탈리아인들은 미국을 언제나 모범국가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우리가 알게된 것은 미국이 대단히 취약하고 보건 인프라와 공공보건 시스템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세계 최고의 사망자수 16만명을 기록하고 마스크 착용을 정치인들부터 거부하며 감염자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유럽 각국은 미국관광객을 비롯한 감염율이 높은 나라로부터 들어오는 여행객들의 입국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현재 미국을 포함한 '위험국가'들로부터 오는 입국자들에 대해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옌스 스판 독일 보건부장관은 지난 주에 "방역수칙이 개인의 자유를 침범한다는 것은 잘 알지만, 이것은 정당화될 수 있는 (정부의) 개입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뉴시스

[밀라노=AP/뉴시스]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사코병원 벽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이 병원 의료진에 헌정하는 벽화가 그려져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그 앞을 지나고 있다. 20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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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도 너무 늦은 봉쇄와 노인요양시설 등에 대한 보호조처 미흡, 검사장비와 보호장구의 부족, 의료 인력을 위한 개인보호장비 부족 등과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스페인, 영국, 프랑스, 독일은 하루1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정도로 감염이 폭발했지만 이탈리아는 7일 현재 하루 500명 남짓에 그쳤다.

존스홉킨스대 통계로는 유럽전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20만 7000여명이다. 그러나 지금은 최악의 시기는 지났고 엄격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어느 정도 통제가 되고 있는 상태이다.

미국은 현재 하루 5만4000여명의 신규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 지난 달 최악의 시기의 7만명에 비하면 줄어든 편이지만 그 대신 거의 20개 주에서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고 , 전국 모든 주에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이를 "속임수"라느니, 날씨가 따뜻해지면 사라질 계절병이라느내 하면서 경시했다. 한 때엔 자외선이나 소독제를 치료약으로 권하기도 했고 , 나중에는 잘못을 시인했다.

트럼프가 국립보건원 감염병연구소장 앤서니 파우치 박사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거나 비난을 할 때마다 이 소식은 유럽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유럽에서는 미국에서 분투하고 있는 전문가인 파우치 박사를 존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의 파면설이 나올 때에는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대응 병원중의 한 곳에서 트럼프가 해고하는 즉시 파우치에게 자리를 주겠다는 제안이 나오기도했다.

트럼프대통령은 그 동안 코로나19의 발생지인 중국의 탓을 하며 미국의 문제는 모두 중국 때문이라고 말해왔다. 미국의 확진자가 그처럼 많은 것은 진단검사를 가장 많이해서라고 강변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세계 1위를 차지한 미국과 트럼프의 뒤에는 모든 충고에도 불구하고 끝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버티는 지지자들과 일반 국민들이 버티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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