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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조국이 '콕' 짚었던 임은정 "문찬석, 간교한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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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찬석, 사표내며 "검사라고 다 같은 검사 아냐"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최근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반발해 사의를 표한 문찬석 광주지검장을 겨냥해 "치세의 능수능란한 검사, 난세의 간교한 검사"라고 했다.

그동안 페이스북 등을 통해 검찰 내부 문제를 거론해온 임 부장검사는 지난해 9월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를 폭넓게 들으라고 지시하면서 청취대상으로 콕 짚어 거론한 인물이다. 당시 조 장관은 "법무부 감찰관실과 함께 임 부장검사를 비롯한 검찰 내부의 자정과 개혁을 요구하는 많은 검사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했다.
조선일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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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년간 검찰에 근무하면서 '저 사람, 검사장 달겠구나' 하는 확신을 한 검사가 딱 3명 있었다"며 문 지검장과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이원석 수원고검 차장검사를 지목했다.

그는 한나라 말 허자강이 조조를 두고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이라고 평한 것에 빗대 "저 역시 그 선배들을 보며 '치세의 능수능란한 검사, 난세의 간교한 검사'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들 만큼 주어진 과제를 수행해 나가는 능력과 처신술이 빼어남이 있었다"고 했다.

임 검사는 "'시대와 검찰이 과연 정의로운가'와 맞물리며 이곳저곳을 전전하던 제 처지가 위태롭기는 했지만, 계속 승승장구하며 요직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수행하는 선배들이 스스로는 물론 나라와 검찰에 위태하다 싶어 멀리서 지켜보던 제가 오히려 더 조마조마했다"고 했다.

이어 "대선 때마다 검찰개혁이 공약이었던 나라에서, 그 시절 잘 나갔던 간부들이 검찰의 조직적 범죄와 잘못에 가담하지 않았을 리 있느냐"며 "방관하고 침묵한 죄, 막지 못한 죄에서 자유로운 검사는 없다"고 했다.

그는 "검찰총장 내정된 윤 검사장(윤석열 현 검찰총장)님에게 '도드라졌던 정치 검사들을 제발 버리시라' 고언 드린 메일에 적었던 것처럼, 잘 나가는 간부들은 대개 정치검사라 다 솎아내면 남은 사람들이 있을까 싶은 게 검찰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임 검사는 글 말미에 2015년 5월 검찰 내 성폭력 무마 의혹에 문 지검장 책임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문 선배에 대한 애정이 적지 않았는데 2015년 남부지검 공보담당자로 대놓고 거짓말을 한 것을 알고 마음을 접었다"며 "혹시 문 선배에게 소회를 물어볼 기자분들이 계시면 김모 부장, 진모 검사의 성폭력을 어떻게 덮을 수 있는지, 왜 2015년 5월 공연히 국민을 속였는지 물어봐 달라"고 덧붙였다.

문 지검장은 지난 7일 좌천성 인사 이후 사직서를 내며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많은 인재를 밀쳐두고 이번 인사에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행태에 우려스럽고 부끄럽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검사의 역량은 오랜 기간 많은 사건을 하면서 내공이 갖추어지는 것”이라며 “‘검사’라는 호칭으로 불리지만 미안한 말씀입니다만, 다 같은 검사가 아닌 것이다. 각자가 키운 역량만큼,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그것이 세상의 공평한 이치”라고 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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