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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값은 뛰고 질은 떨어져…서울 아파트 전세 절반이 4억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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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분석

4억 이하 전세 53.7%로 대폭 감소

중앙일보

서울 노원구 일대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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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4억원 이하의 전세보증금을 주고 아파트를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어렵게 중저가 전셋집을 구해도 준공한 지 21년 이상 된 오래된 아파트여서 주거 여건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인 직방에 따르면, 전세 보증금이 4억원 이하인 서울 아파트 전세는 상반기 전체 전세 거래의 절반(52.7%)에 그쳤다. 2억원 이하는 13.7%, 2억원 초과∼4억원은 39%였다. 4억 초과~6억원은 29.1%, 6억 초과∼9억원은 13.2%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의 중간값인 9억원을 넘는 전세 보증금을 내야 하는 아파트 전세 거래는 5.1%였다.

중저가 전세 아파트가 줄어드는 속도도 가파르다. 2011년에는 4억 이하 전세 아파트 비중이 89.7%였으나 2016년 64.1%로 줄었고, 올해는 52.7%까지 쪼그라들었다. 특히 2억원 이하 저가 전세거래는 2011년 43.3%에서 올 상반기 13.7%로 대폭 줄었다.

지역별로는 강남 3구에서는 4억원 이하 전세가 10건 중 1건에 불과했다. 중저가 전세 아파트가 많은 곳은 노원ㆍ도봉ㆍ강북구(노도강, 해당 지역 거래의 88%)였다. 금천ㆍ관악ㆍ구로구(금관구)에서도 전체 거래의 76%가 4억원 이하였다.

같은 돈으로 얻을 수 있는 면적도 작아지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 2억원 이하 전세금으로 구할 수 있는 아파트 평균 전용면적은 43.5㎡였다. 2011년에는 같은 전셋값으로 62.7㎡ 규모의 아파트를 구할 수 있었다. 2011년에는 2억원 초과~4억원 이하 전세금이 있으면 전용 86㎡ 이상, 즉 국민주택 이상 규모의 아파트에서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는 6억원 초과~9억원 이하의 전세금이 있어야 국민주택 규모 이상의 아파트에서 거주할 수 있었다.



4억 전세 아파트의 평균 준공 연한 21년



거주여건도 점점 열악해지고 있다. 아파트가 노후화한 탓이다. 2억원 이하 전셋집의 평균 준공 연한은 22년, 2억원 초과~4억원 이하는 21.1년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가 전셋집도 마찬가지다. 2011년에 9억원을 넘는 전세 아파트의 준공 연한은 평균 5.2년이었지만 올 상반기는 15.1년으로 10년 가까이 늘었다.

함영진 직방데이터랩장은 “임대 물량 공급과 함께 가구 구성원 등 수요자 특성에 따라 주거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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