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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실업급여 1조2000억 또 사상 최대…제조업은 외환위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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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실업급여설명회를 듣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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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2000억원에 육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실업 증가로 지난 5월 1조원을 넘어선 뒤 계속 늘고 있다. 민간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제조업과 20·30대 청년층 고용보험 가입자는 계속 줄었다.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7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188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 2월부터 매달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2만1900명)·건설업(1만4800명)·도소매(1만3600명) 등의 순으로 신규 신청자가 많았다.



구직급여 예산, 충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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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창궐 후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와 총 지출액.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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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 4월과 6월, 전월 대비 1000억원 안팎에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와 비교하면 지난달 지급액은 782억원 늘어 증가 폭은 다소 완화했다. 서명석 고용부 고용지원실업급여과장은 "3차에 걸친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포함하면 구직급여 예산은 12조9000억원이 편성돼 있다"며 "현재까지 총 6조7239억원이 지급됐고, (연말까지) 예산 범위를 초과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일자리, 외환위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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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가입자 증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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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고용보험 가입자는 1390만8000명으로 한 해 전보다 18만5000명 늘었다. 2003년 카드대란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7월 기준)이다. 그만큼 고용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의미다.

특히 제조업 가입자는 6만5000명 줄었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1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제조업 가입자는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기타운송장비 부문 가입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29세 이하와 30대 가입자도 각각 7만1000명, 5만6000명씩 줄었다. 60대 이상 계층이 17만명씩 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60대 이상의 증가는 정부 노인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크다.

황보국 고용부 고용지원정책관은 "20·30대 가입자 감소의 근본적 원인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기업이 고용 유지에 방점을 두고, 채용을 줄인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영진 미래고용분석과장은 "60대 이상 계층은 정부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보건복지 부문에서 5만7000명이 늘었다"며 "노인 인구 증가 효과도 있어서 제조업·건설·사업서비스 부문에서도 가입자가 고르게 증가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제조업 등 취약 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이날 '고용노동 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달 20일 고용정책심의회를 열어 여행·관광운송 등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최대 지원 기간을 기존 180일에서 60일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장기간 내린 비로 일감이 줄어든 건설 근로자 지원을 위해서도 생활안정자금 대부(최대 200만원까지 무이자 대출) 지원 기간을 이달 중순에서 한 달 연장하기로 했다.



"정책은 민간 일자리에 집중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저생산성·단기 일자리만 늘리기보다는 양질의 민간 일자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형 뉴딜’에서 밝히고 있는 청년 비대면·디지털 일자리 역시 일시적인 저생산성 일자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 국민 고용보험을 도입해 가입 범위를 넓히더라도 민간 일자리 회복이 전제되지 않으면, 가입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민간의 일자리 창출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고민하는 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며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는 과감한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지원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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