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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실력 부족"…일본, 82명 목숨 잃고 뒤늦은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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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예측 어려웠던 이번 비, 대응력 강화 방법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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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폭우와 강물 범람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 구마모토현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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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이번주 52일의 역대 최장기 장마 기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태풍 '장미'까지 상륙하며 큰 피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 장마는 예측이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일본도 올해 전례 없는 장마로 큰 피해를 입었다.

한국은 47일째 지속되고 있는 긴 장마에 주말 사이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사망, 실종 등 누적 인명피해는 50명에 달했다. 특히 10일 오후 한반도 상륙 예정인 제5호 태풍 '장미' 영향으로 10일에만 3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경남과 제주에는 초비상이 걸린 상태여서 추가 인명피해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달 29일 연속 비가…

일본 기상청은 얼마전 '레이와2년(2020) 7월 호우'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지난달 일본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내린 비에 대한 명칭이다.

지난달 3일부터 이 지역에는 마지막날(31일)까지 29일 동안 비가 왔는데, 이는 역대 최장 기록이다.

비의 양도 엄청나 구마모토 현 아마쿠사 시 우시부카 1342㎜를 비롯해 오이타 현 히타 시 1034.5㎜, 기후현 다카야마 시 838.5㎜ 등 곳곳에서 7월 신기록을 썼다.

일본 총무성 통계에 따르면 긴 장마로 인해 82명이 사망하고 여전히 4명이 실종 상태다. 건물 1만7898채는 침수, 파손, 붕괴 등 피해를 입었다.

일단 우리보다 앞서 장마 영향권에 들었던 일본에서 피해가 가장 큰 곳은 구마모토 현(65명)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건 지난달 4일 강물 범람 사태 때문이다.

지난 1일 마이니치신문은 당시 위기를 겪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전했는데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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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폭우와 강물 범람으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 구마모토현. 7월 7일 모습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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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어려웠다" 신기술 활용 필요 지적

구마모토 현 히토요시 시에서 2층 집에 사는 80대 에지마 노부코는 7월 4일 아침 일찍 타지역 동생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건너편 비즈니스호텔로 피난하는 게 좋겠다"는 내용. 당시 오전 5시15분에는 지역 전역에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인근 강이 넘칠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1층에서 가게를 하는 에지마는 주요 물품을 주거지인 2층으로 옮기려고 2~3번을 오갔는데, 그 사이 1층이 물로 꽉 찼다. 그는 2층에서 유리창을 통해 구조됐다.

주변 CCTV로 확인된 상황은 주변 구마강이 오전 6시30분경에 넘쳐→6시 51분 도로에 물이 들어오고→7시쯤 도로가 덮였다→7시10분 경에는 물이 1.5미터로 불어 차가 떠내려갔다.

구마모토 사태 발생 이후 일본 기상청의 세키다 야스오 장관은 "예측이 어려운 선형 강수대가 발생해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렸다"면서 "폭우가 내리기 전날 특보가 나오지 못했다. 실력 부족이다"라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기상청이 7월 4일 오전 1시, 구마모토에 '100년 만의 강수량'이 6시쯤 기록된다는 걸 예측했지만 홍수 예보를 공동으로 내는 국토교통성이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실측값을 중시하다보니 나온 결과였다. 일본에선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일본 기상청은 국지적 호우가 발생해도 호우 특보를 내지 못하는 사례들이 있어 좀 더 좁은 지역에 대해서도 특보를 낼 수 있도록 기준을 재검토하고 있다.

김주동 기자 news9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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